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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선인장이야기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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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만의 갖가지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가 나는 무대의 모습을 팸플릿 뒤쪽의 여백에다 스케치하기 시작했다. 눈앞에 보이는 그대로라기 보다는 무대로 꾸며지기 전에 작가가 상상했거나 작가가 실제 모델로 삼았을 법한 풍경을내 나름대로 그려보았다. 몇개의 선을 그리고 엷게 연필로 덧칠을 하여 나무의 음영을 그려넣다가 보니 거짓말처럼 잡생각들이 사라졌다.무엇을 하겠다는 다음 행동에 대한 생각같은 것도 사라졌다. 무엇보다 좁은내 방안이 아닌, 다른 넓은 공간에 혼자 있을 수 있다는 게 좋아졌다. 이런호젓한 기분을 나만큼 즐기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평일날만 골라서 교회당이나 성당에를 쓰윽 들어가 보기도 하고, 지명도가 없는 작가의 미술 전람회장을 빙 둘러 보곤 하는 것도 아마 이런 기분 탓이리라.[언니가 그림을 그리는 줄은..... 난 몰랐네]

언제 왔는지 옆자리에 앉은 혜수가 불쑥 말했다. 꿈에서 깨어나듯 깜짝 혜수를 돌아보니 그애는 내가 그린 엉터리 그림만 정신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혜수는 어느새 분장을 지우고 본래의 말간 얼굴에 청바지 차림이었다. 혜수는지쳐 보였지만 전에 없이 밝은 얼굴이었다. 서로 할말을 찾지 못해서 한참을그림만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녀가 내 그림을 슬쩍 가져가더니 자신의 눈높이로 들어올리곤 자세히 살펴 보았다.

[어때? 이삿짐은 다 들여 놓았을까?]

연극에 대해서인지, 아니면 다른 무엇에 관해서인지 모호하게 어땠느냐고 물어와서 나는 얼른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그러고보니 이삿짐을 집안에 다 들여놓는 것도 보지 않고 연극을 보러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방학한 준수가 내려와 있는데다 이삿짐 센터의 사람을 셋씩이나 불러 두어서큰 문제는 없겠지만 잠시 걱정스러워졌다. 아버지가 돌아 가시고도 줄곧 한자리에서 살아온 우리집으로선 처음하는 이사인데도 너무 내팽개쳐 둔 건 아닌가 싶었다.

[글쎄 말이야. 어머니께 그냥 친구를 만난다고 해 두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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