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부총리 마지막 공무

4일 오후 열린 국무회의는 신병으로 사직하는 정재석부총리겸 경제기획원장관의 최선을 다하는 업무수행자세와 퇴임의 변 때문에 "이영덕총리와 일부위원들이 눈물을 글썽일 정도로 분위기가 숙연했다"고 강형석국무총리공보비서관이 전했다.그는 이날 자신에게는 {마지막 공무}라고 할 이 자리에 이총리가 "몸이 불편하니 참석하지 말라"고 권유했음에도 굳이 참석, 국무회의상정안건에 대해 설명했다.

"그동안 물가 때문에 국민들께 많은 심려를 끼쳐드렸는데 잘 협조해 준것에감사한다. 금년도 경제목표인 경제성장률과 물가, 국제수지등 3대목표가 회복국면에 접어드는등 경제가 호황기에 접어드는 시점에서 물러나게 돼 다행으로 생각한다. 오늘 국무회의에 경제기획원에서 제출한 안건이 3건이나 된다.잘 처리해주기 바란다"

이어 그는 "엄숙한 국무회의석상에서 감히 한 말씀 드리겠다"면서 퇴임배경과 부총리로 재직하면서 느낀 소회를 간략하게 피력했다.

그는 퇴임배경과 관련, "나는 여태껏 한번도 병원에 가본적이 없는 사람이다.그런데 예산심의를 앞두고 격무가 예상돼 미리 건강진단을 받은 결과 뜻밖에도 암성분이 있는 장종양이라는 판정을 받았다"고 밝히고 "경제부총리로서하루도 자리를 비울수없어 대통령께 간곡히 말씀드려 사직하는 은혜를 입었다"고 설명했다. 현대의학으로 아직 완전히 정복되지못한 병인 {암}판정을 받은 사람으로서는 너무 담담하고도 평화로운 표정이었다.

정부총리는 이어 "30년동안의 공직생활중 지난 1년간이 가장 보람되고 영광된 한해였다"면서 "늘 화목하자던 총리의 말씀대로 요양하면서 병마와도 화목하게 지내고자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애써 밝은 표정을 잃지않으려고 노력하면서 남재희노동부장관에게 "가끔 병실에 들러 재담을 들려달라"고 농담을 건네기도했으며 후임부총리로 내정된 홍재형재무장관에게는 "연부역강(년부력강)한 후임부총리께서 잘해 달라"고 당부하고는 위원들과 악수를 하고 먼저 국무회의장을 나와 입원중인 병원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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