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김정일의 권력승계임박

북한의 권력승계자 김정일이 16일 오후4시 주석궁인 금수산의사당에서 열린{김일성서거 1백일 중앙추모회}에 참석함으로써 그동안 끈질기게 나돌던 와병설과 권력승계 이상설을 일축했다. 김정일은 이날 오전8시 만수대 언덕 김일성동상앞에서 있은 헌화식에는 불참, 의혹을 짙게했으나 장례식때 보다는많이 회복된 얼굴로 참석하여 수많은 이상설을 가라앉히기는 했다. 그러나 그는 연설은 한마디도 하지않고 퇴장했다.김정일은 지난7월20일 중앙추도대회에 참석한 이래 88일동안 일체의 공식행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채 칩거해왔다. 그는 칩거기간을 권력정지작업기간으로 삼는 한편 북한내에서 신적존재인 김일성에게 긴시간 동안의 효를 바침으로써 권력의 법통을 이어받는데 따른 자질구레한 하자를 제거하려 한듯 하다. 김일성의 카리스마는 완강하고 거의 절대적인데 비해 김정일은 상대적으로 나약하게 비쳐왔기 때문에 이 부족분을 효성으로써 카무플라주할수 있다고생각할 수 있었을 것이다.

어쨌든 김정일의 전면등장이 내외에 알려진 이상 북한의 권력승계 마무리 작업은 상당히 빠른 속도로 진행될 전망이다. 북한당국은 추모회가 끝나도 당총비서를 선출하는 당중앙위원은 평양에 잔류대기하란 지시를 내렸으며 최근 재미교포단체에 보낸 방북초청장의 제목이 {김정일지도자 동지 당총비서 및 국가주석취임}이라고 되어 있는 걸로 봐서도 김정일의 등극에는 이의가 없는 것같다.

최근 북한 방송들은 김정일을 {국방위원장겸 군최고사령관}으로 호칭한데 이어 {우리당과 우리인민의 위대한 영도자}라고 지칭하고 있다. 이날 추모회에나온 최광군참모총장도 "어떤 바람이나 상황이 불어닥쳐도 우리군은 김일성수령의 유훈을 받들어 김정일의 영도력에 충성을 다할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추도사에서 김기남당비서는 "김정일을 중심으로한 당중앙위원회의 두리(주위)에 굳게 뭉치자"는 발언을 했는데 이는 {1인지배체제}가 아닌 {집단지배체제}로의 전환을 모색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우리는 김일성사후의 북한체제가 하루빨리 안정되기를 열망해 왔다. 그것은통일원의 {남북관계에 대한 정부입장}이란 발표문에서 밝혀졌듯이 북한의 새체제가 안정속에서 출범해야만 생전에 김일성과 논의해 왔던 남북대화의 재개가 가능하기때문이다. 대화야 말로 삶의 기본적 가치일뿐 아니라 이해와 인식을 돕는 본질적 도구이기 때문에 우리는 서로 적대관계에 놓여있는 북측에대화를 요구하고 있으며 그 대화를 위해 북한의 안정을 바라고 있는 것이다.지금 북한은 역사적 대변혁을 이루어야 할 시점에 와있고 지도력이 약한 김정일이 이를 수습해 나갈수 있을지 의문이란 견해도 나오고 있다. 김정일의권력승계 과정을 관심있게 주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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