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의 끈질긴 제네바협상결과 결국 핵문제의 일괄타결을 이끌어낸 북한측수석대표였던 강석주외교부 부부장은 과연 어느정도 재량을 갖고 회담에 임했으며 그뒤 평양에는 어느 실권자가 키를 쥐고 있었는가.협상의 주요 고비마다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것이 수석대표인 만큼 그가 과연 제네바협상 고비마다 본국의 훈령을 받았는지, 아니면 일정한 틀속에서 독자적 결정을 내렸는지등이 관심을 끌고 있다.
또한 그가 평양정부에 회담경과를 보고하거나 어떤 훈령을 받을 때 김정일과직접 통하는지, 아니면 김영남외교부장등 {중간보고채널}을 거치는지 여부등은 김정일 후계체제의 윤곽을 잡는데도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북한과 한달가까이나 계속된 마라톤협상을 직접 겪은 로버트 갈루치 미핵대사등 미국측 대표단의 눈을 통해 걸러진 강부부장의 북한내 위상은 이미 알려진 것처럼 외교분야의 현장실세인 것 같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이와 관련, 한승주외무장관은 최근 한 기자회견에서 [강부부장이 북한의 실세와 연결돼 있는 것 같았다]고 말해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하고 있다.제네바 현지에 파견돼 한달여 동안 갈루치대사와 긴밀히 협의해왔던 장재룡외무부미주국장도 [지난달 23일 속개회담에 임할 때 그는 이미 평양정부의 위임을 받고 와서 재량을 갖고 협상에 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이렇게 볼 때 북한이 회담초반에 뜬금없이 녕변 5메가와트원자로의 연료봉을재장전하겠다고 {공갈}을 친 뒤 근 2주동안이나 회담을 공전시키다가 서서히유연한 입장을 보이기 시작한 것도 협상용이었다는 설명이다.회담이 한동안 교착상태에 빠졌을 때 강석주가 군부등 북한내부의 반발등을거론하면서 미국측의 이해를 구한 대목도 다양한 협상전술 가운데 하나였을뿐 실제로 그런 상황이 있는 것은 아닐 것이라는 것이다.
9월23일부터 3단계 2차회의가 속개된 뒤 북.미 양측이 핵관련 주요 의제에대해 거의 논의조차 못한 상태에서 연료봉 재장전 위협과 미항모의 동해배치문제로 1주일을 소비했다.
갈루치대사는 9월29일 협상에 진전이 없는 만큼 [좀 쉬었다 하자]고 회담중단의사를 비추자 그때서야 강부부장은 갈루치를 붙잡으면서 그 다음주 수요일인 10월5일에 회담을 속개하자고 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그냥 쉬고 있을수 만은 없으니 회담이 계속되는 인상을 주기위해 그다음주 월요일과 화요일 이틀간 실무회담을 열자면서 다음날인 9월30일에도실무회담을 계속하자고 간청했다는 후문이다.
즉, 미국이 2-3주 쉬었다가 다시 회담을 속개하는 것을 받아들이면 그 사이에 애써 만들어 놓은 협상의 틀이 깨질 것을 우려하는 빛이 역력했다는 얘기다.
이미 평양을 떠날 때 거의 전권위임을 받아온 강석주로서는 이제 협상초반이고 앞으로 내놓을 카드가 많이 남은 상태에서 회담이 결렬되는 것에 무척이나초조해 하는 모습이었다는 것.
또 김정일이 이 협상을 지대한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만큼 어떻게해서든 회담을 지속시켜 타결을 이끌어 내보겠다는 의도가 역력했다는게 현지분위기를지켜본 당국자들의 설명이다.
이번 협상에서 강석주가 보인 태도에 대해 미국측은 북한 외교관의 딱딱하고비합리적인 인상과는 달리 [비교적 합리적]이라고 인상을 털어놓고 있다.또한 이번 북.미 핵협상을 김정일이 전적으로 관장했으며 김정일의 권력기반이 공고하다는 것을 반증한 사례가 나타나기도 했다.
갈루치대사가 대북 경수로및 대체에너지 제공에 대한 클린턴 미대통령의 보장친서를 [누구에게 보내야 하느냐]고 묻자 강은 즉각 [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 최고지도자 김정일 각하]라고 써달라고 요청했다는 것이다.이같은 정황들로 미루어 강은 김일성에 이어 김정일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있는 것으로 보이며 이번 핵협상의 성공적 타결로 김영남외교부장및 김용순노동당국제부장등과 어깨를 견줄 수 있는 북한외교의 실세로서 자리를 더욱 굳힐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39년 평양에서 태어나 평양국제관계대학에서 불어를 전공했고 지난 90년 독일통일전 서독을 방문, 통독이후 양국관계를 협의하기도 한 강은 그동안 미군유해 송환협상에 관여하는 등 대서방외교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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