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은행 임원진개편 어떻게 될까

대구은행의 주주총회가 2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임원진 개편에 지역 금융가의 '점치기'가 한창이다.'21세기 초일류은행'을 목표로 내걸고 경영혁신을 과감히,그리고 성공적으로 이끌어온 홍희흠행장이 인사부문에서는 과연 어떤 「혁신」작품을내놓을지가 점치기의 초점. 더구나 이번 임원진 개편이 '차기 경영진 구도'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점에서 흥미진진하다.

임원진 개편문제는 얼핏 보기에는 간단한 산수문제처럼 쉽게 풀린다.올해 임기가 끝나는 임원은 홍행장과 서덕규전무,이종소 장종의 김홍우상무등 5명. 李상무만 중임이고 다른 임원 4명은 모두 초임이다.금융가의 관례대로 한다면 중임한 李상무만 퇴임시키고 '은행의 별'인이사 자리에 목을 멘(?) 부장들중 한사람을 발탁하면 된다. 그러나 자세히들여다보면 상당히 복잡한 고차 방정식 문제다.

경영혁신으로 대구은행의 힘을 극대화시키는데 성공한만큼 洪행장이 이제는 세대교체를 통한 경쟁력 강화와 인사적체 해소를 위해 '인사 혁신'도해 줄 것을 기대하는 행내 분위기가 심상치않기 때문이다.

인사혁신은 올해 은행업계의 주총을 휘몰아치는 시대흐름이어서 시중은행은물론 한국은행까지도 「인사 파괴」라 할 만큼의 과감한 인사를 하고있다.이같은 여망을 따르려면 초임 임원 4명중 일부를 퇴임시켜 계열사 임원으로 보내고 능력있는 부장급들을 과감히 끌어올려야 하지만 쉬운 일이 아니다.

초임임기가 끝나는 임원중 거취가 가장 주목되는 인사는 서덕규전무.물론 홍행장도 이번에 초임 임기가 끝나 행장추천위원회 구성에 들어갔지만유임될 것을 의심하는 임직원은 없다.

따라서 서열 2위의 거취에 눈길이 쏠릴 수밖에 없는데 이것이 洪행장 후계구도와 직결되는 문제여서 복잡해진다.

대구은행 임원자리만 10년이상 지킨 徐전무가 중임된다면 차기 행장으로오를것이 확실시되지만 그만큼 임원 승진 문은 좁아진다. 반면 徐전무가 용퇴한다면 인사의 숨통이 트이고 서열 3위인 김극연감사가 전무자리를 이어받아 후계자 서열 1위가 될 공산이 크다.

그러나 대구은행이 3년전 주총에서 초임 강경헌 전무를 전격 퇴진시켰다가엄청난 내홍을 겪고 행장 중도사퇴까지 빚은 소위 '2.26사태'가 홍행장에게는 큰 부담이다.

게다가 올해는 계열사중 대구리스,대구상호신용금고,대구창업투자 모두 빈자리가 없고 대은경제연구소 회장 자리 하나만 비어있어 퇴임 임원을 보낼자리도 마땅찮은 형편. 이같은 미묘한 문제때문에 세대교체를 통한 경쟁력강화와 인사적체 해소를 이뤄야한다는데 대부분 공감하면서도 입밖에 내는것은 금기시됐다.

洪행장은 금융가의 궁금증을 뒤로 한채 25일 도쿄로 떠났다. 일본 전국경영자대회에 참석키위한 5일간의 외유지만 이 동안에 임원진 개편의 틀을 가다듬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개혁이냐 안정이냐" 홍행장의 인사장고는 2월중순이 돼서야 멈출 것 같다.

〈허용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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