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회의원들의 독서량 한달에 3~4권

번쩍이는 금배지를 달고 의회와 국정현장 곳곳을 누비는 우리나라 국회의원들의 독서량은 어느 정도일까.도서정보지인 '뿌리와 날개'가 창간 1주년을 맞아 지난달 6일부터 9일까지민자당·민주당·신민당의 소속의원 1백15명을 대상으로 독서실태를 조사한결과가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이 조사에 따르면 의원들이 하루중 독서에 바치는 시간은 평균 1~2시간이39%(45명)로 가장 많았다. 하루 평균 독서시간이 2~3시간이라고 응답한 의원은 36%(42명)였고 3~4시간이 10%(11명), 4~5시간이 9%(10명)였으며 책읽는시간이 하루에 1시간도 못된다는 의원도 5%나 됐다.

의원들의 한달 평균 독서량은 3~4권 읽는다는 의원이 47%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은 5~6권(19%), 7~8권(17%), 9권이상(5%)의 순으로 나타났다. 한달에1~2권 밖에 읽지 않는다고 응답한 의원도 12%나 됐다.

한달평균 책구입비를 묻는 질문에는 5~6만원이라고 응답한 의원이 32%로 가장 많았고 7~8만원이라고 응답한 의원은 23%로 집계됐다. 3~4만원을 지출한다고 응답한 의원은 20%, 9만원 이상 지출한다는 의원은 18%로 나타났다.1~2만원 밖에 지출하지 않는다는 의원도 7%나 됐다.

의원들이 평소 즐겨 읽는 분야로는 사회과학서적이 50.3%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이 철학·인문과학(21%), 수필·수상록(11.3%), 취미·실용서(5.2%), 순수문학(2.2%)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한편 국회의원들은 젊은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으로 '삼국지'와 '명심보감''목민심서' '사서삼경' 등 동양의 고전을 꼽았다.

'삼국지'에서 '호쾌한 기상과 장부의 기개'를, '명심보감'과 '사서삼경'에서는'혼탁한 세상에서 인간의 도리'를 배울 수 있고, '목민심서'를 통해서는 '유배지의 외롭고 고단한 생활에도 불구하고 백성들을 사랑하고 위정자에게목소리를 낮추지 않고 말하는 용기와 기개를 배울 수 있다'는 것이 추천이유이다.

"국회의원은 이땅의 모든 국민들과 언제 만나든 그들과 뜻이 통해야 한다고생각한다. 국회의원들은 모든 것을 알고 있어야 한다는 중압감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무식하다는 낙인이 찍히면 그것보다 씻기 어려운 이미지 훼손은 없기 때문이다. 책이 좋아서 읽는 의원들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의원들은 경쟁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전략의 일환으로 책을 읽을 것이다"조사에 응한 한 의원이 털어놓은 이 말은 정보화·세계화시대를 맞아 독서하고 연구하는 이미지를 심어줌으로써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국민들로부터 재신임을 얻으려는 의원사회의 위기감을 잘 대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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