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10여년 칩거 끝 시쓰기 재개

80년대 민중문학 진영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다 절필선언으로 화제를 일으키며지난 91년 강화섬에 칩거했던 향토출신 시인 하종오씨가 시집 '쥐똥나무 울타리'(문학동네 펴냄)를 내면서 시쓰기를 재개, 관심을 끌고 있다.이번 시집은 서울과 문학으로부터 자신을 차단시키고 강화섬에 산 동안의 나날의 생과 사색을 그 곳을 떠난 뒤 정리한 유폐(유폐)시편으로 읽혀져 시인의 변모의 자리를 느끼게 한다. 높낮은 야산과 크고 작은 다랑논, 오래된 이규보의 무덤과 초라한 공동묘지,시커먼 갯벌과 밀물 썰물, 쥐똥나무 울타리로 둘러싸인 농가와 논 서마지기 밭등 자연에 둘러싸여 있으나 시인은 자유롭지 못하다. 시 곳곳에서 그는 초월에 대한 욕망과 서울로 상징되는 인간세계로 귀환하려는 마음 사이에서 헤맨다.'문제는 사내에게 있었다. 저 대지한테 마음 위탁하여 에멜무지로 다른 세상찾으려 한 수작을 풀벌레들이 풀섶에서 울면서 먼저 알아버린 것을, 저 대지한테 스스로 깨끗한 몸과 참된 영혼으로 투항하지 않은 것을 사내는 깨닫지못하고…'('강화도 행각' 중에서)

54년 경북 의성 출신인 하씨는 75년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했으며 '벼는 벼끼리' '사월에서 오월로' '분단동이 아비들하고 통일동이 아들들하고' '님시편'등의 시집과 굿시, 시극등을 통해 꾸준히 민중정서를 형상화해왔다.〈신도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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