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전쟁 말기 2만7천여명의 전사자를 낸 태평양상의 일본 땅 이오지마(유황도)에서 14일 전후50년을 기념하는 미·일 합동위령식이 열렸다.'전승기념행사'로 여기는 미국측의 합동행사 요청에 마지막까지 망설이던 패전국 일본측의 참가결정으로 실현된 이날 행사는, 예상대로 승자와 패자인양국참가자간의 미묘한 감정이 노출됐다.이오지마 전투는 45년2월19일 미군이 상륙작전을 개시하면서 본격화, 3월26일 종결까지 일본군 2만1천3백여명, 미군 5천8백여명등 총2만7천여명의 엄청난 전사자를 내는등 최대 격전지의 하나였다. 이날 위령식은 당시의 전사자들을 위로하고 전승을 기념하기 위해 미국 퇴역군인단체가 계획, 일본측에제의해 유족등으로 구성된 이오지마협회와 일미협회(회장 복전규부전총리)의공동참여로 실현됐다. 참가자는 미국이 먼데일 주일대사와 달튼 해군장관·머키 태평양사령관을 비롯한 8백여명, 일본측은 와타세 방위청차관과 유족 및 전수비대원등 1백10명이었다.
위령식은 이날 오전11시 상륙작전이 감행됐던 섬 남쪽해안에서 거행돼 양측의 추도연설과 국가연주, 묵도, 그리고 전적지 순례의 순으로 진행됐다.식사에서 먼데일 대사는 전후50년인 올해 미일양국간의 엇갈리는 감정을 감안한 듯 전승은언급하지 않고 "비극을 바탕으로 쌓아올린 양국의 우호관계는20세기의 위대한 성공담"이라고 미일동맹관계를 강조했다. 일본의 와타세차관도 "양국의 전몰자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며 "손을 맞잡고 세계평화를이룩하는 것이 전사자를 위로하는 것"이라고 애써 패전감정을 감췄다.그러나 양측의 참가자들 간에는 어색한 분위기가 감돌았다는 것이 참가자들의 말이다. 미국측은 전세기를 동원해 가족나들이 기분으로 현지에 온 사람이 많았으며, 화려한 복장에 기념사진을 찍어대는 등 '승리'를 말하지는 않았으나 행락분위기가 충만했다. 특히 해병대 트럭 1백여대가 동원되고 군용텐트가 설치돼 휴게소로 이용케 했으며, 양륙함과 F14전투기·해리어전투기등 최신병기를 현장에 전시해 무언의 승전기념식전임을 보여주었다.반면 일본측은 8할이상인 유족들이 검은 복장차림이었고, 식이 끝난 후에는위령비 앞에 술과 꽃을 놓고 묵념에 잠기는등 그야말로 '추도'에 열중해 대조를 보였다. 한 일본측 참가자는 "미국은 절반은 축제분위기인데, 가족을잃고 슬퍼한 가문을 생각하면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불만을 터뜨리기도했다. 〈도쿄·김종천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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