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세풍-대구시장론

오는 6월부터 막이 열리는 지방자치시대는 대구·경북에 있어서는 복음일까아니면 시련일까. 미래는 아무도 확언할 수 없지만 아무래도 시련일 가능성이 더 높다는 점이 우리를 우울하게 한다. 지역 총생산(GRP)이 전국 15개 시도중 꼴찌라는 현실도 그렇지만 국토개발축이 지금까지 경부축 단선에서 앞으로는 서해안시대와 더불어 전개되는 경호축과 쌍축으로 바뀌게되어 대구에대한 관심도가 그만큼 떨어지게 됐다.또한 부산이나 인천처럼 항구라는 입지적인 점이 있는것도 아니며 대전이나광주처럼 연구단지와 같은 미래보장에 대한 이 있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입지여건이 불리한 내륙도시 대구는 지자제시대가 본격화되면 될수록 더욱 개발경쟁에서 밀릴수 밖에 없게 됐다. 이것이 바로 대구위기론의 본질이다.*개혁보다 비전 더필요

따라서 오는 6월 뽑히는 민선대구시장은 당연히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비전과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이어야 한다. 정치가든 행정가든 관계가 없다.우리들 민초사이에 전설로 내려오던 아기장수와 같은 지혜와 용기만 있으면된다. 동해안의 한적한 일본도시 이즈모(출운)를 행정서비스개선으로 세계적유명도시로 키운 이와쿠니(암국철인) 시장이나 구마모토(웅본)현을 일본반도체중심지로 만든 호소카와(세천호희·전일본총리사나 볼품없던 항구 고베(신호)를 인공섬설치등 각종 공공개발사업으로 국제적 항구로 개발한 미야자키(궁기진웅)전시장등이 그지방서는 그지방을 구한 아기장수로 추앙받고 있다.그외 미국서도 빈한하던 콜로라도나 사우스캐롤라이나주를 부자주로 바꾼 성공사례도 있다. 특히 콜로라도 로이 R 로머주지사는 기업유치를 위해 하도세계를 돌아다녀 '떠돌이'라는 뜻의 '로밍 로머'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이들의 신화, 이들의 기적이 대구에 필요한 것이다.

물론 자치단체의 개발사업들이 모두다 성공한 것은 아니다. 불황에 빠진 탄광촌에서 벗어나기 위해 캐나디언 월드라는 테마공원을 만들었던 일본 북해도의 아시베쓰시는 관광객유치실패로 거의 파산상태에 놓여있는등 고전을 면치못하는 곳도 많다. 이런점에서도 시장의 자질은 중요한 것이다.*지방의 논리 갖춰야

일본은 지역간 균형발전을 위해 55년이후 오사카(대판)에 지방청을 설치하는등 많은 관서와 기업을 옮겼다. 그런데도 80년대들어 이들은 거의 모두가 도쿄(동경)로 되돌아와 버렸다. 그이유가 의미심장하다. 중앙정부가 2백개가넘는 법률을 근거로 마련된 1만여개의 인허가 업무로 지방정부를 조종했기때문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고속전철인 신간선의 개통이 동경집중을 더욱심화시켰다. 이같은 일본의 경험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을 결코 무시

해서는 안될 것 같다.

이런점에서 'NO라고 말할 수 있는 지방이 되라' '국가가 변하지 않으면 지방이 먼저 변하라'라는등의 일본논리나 페이비언협회의 지역주의 논리의 모방이라도 좋다. 어떻든 앞으로의 민선시장은 나름대로의 논리를 갖추고 있어야하는 것이다. 단체장이 이러한 철학을 갖고있지 않다면 일본의 경험에서 보듯 자치단체는 중앙예속에서 영원히 벗어나지 못할지도 모르겠다.*새시대논리 가져야

앞으로의 세계는 누가뭐래도 정보화시대요 지식산업시대다. 따라서 지금까지의 산업화논리로는 적절히 대응할 수 없음은 물론이다. 이런 점에서 앞으로의 민선시장은 의식이나 가치관에서 차세대형이어야 한다. 한마디로 정보마인드나 과학마인드도 있어야 한다. 일본업계 이야기지만 고화질TV(HDTV)개발에서 어느나라보다 앞섰으면서도 개발방식을 아날로그식으로 잘못 선택함으로써 디지털방식의 미국에 밀려나 수많은 돈과 시간을 낭비한 일본의 쓴 경험을 외면해서는 안된다.

이는 바로 민선시장은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한다는 뜻이며 그러기 위해서는바탕이 있지 않으면 안된다.

산업혁명시 섬유산업으로 세계를 풍미했던 영국의 맨체스터가 현실에 만족하다가 지금은 폐허와 같은 잊혀진 도시로 전락했음도 잊어서는 안된다.서상호(본사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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