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목요칼럼 세풍-먹구름끼는 지방선거

4대지방선거가 이제 꼭 두달을앞두고 있다. 현정부가 오는 6월의 지방선거를 우리 선거사에 남을 획기적인 계기로 삼으려하고 있다. 그래서 기회있을 때마다 대통령은 선거혁명을 강조하면서 어떤 일이 있더라도 깨끗하고 공명한 선거를 치르겠다고 강조해 왔다.-무차별 후보스카웃

어제 기자간담회에서도 대통령은 잊지않고 또 4대지방선거에 대해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지방선거는 지방자치를 위한 일꾼을 뽑는 것이며 중앙정치와는관계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 말은 중앙에서 지방선거에 관여해 분위기를과열시키지 않겠다는 것이다. 가능한한 조용하게 선거를 치르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대통령의 이같은 소신은 선거가 과열되면 혼탁해지고 불법행위도 난무할 것이 뻔하기 때문에 깨끗하고 공명한 분위기를 해칠수 있는 요소를 원천적으로제거하려는 뜻일 것이다. 이런 생각은 대통령 뿐아니라 대부분의 국민들도 갖고 있는 꼭 실현돼야 할 국민적 소망이라해도 지나친 얘기는 아닐 것이다.그러나 이같은 소망은 선거가 다가올수록 정치권이 벌이고 있는 작태로 볼때허망한 꿈이 될 것같은 불길한 생각이 든다. 민자·민주의 양대정당은 말할 것도 없고 군소정당까지 지방선거에 나갈 자당후보들을 무차별 스카우트하면서선거분위기를 과열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외면되는 대통령 뜻

지역을 위해 일할수 있는 참신한 일꾼을 뽑는 선거라고 강조한 대통령의 뜻은 이를 누구보다 충실히 따라야 할 집권당으로부터도 외면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민자당이 지금까지 내정하고 있는 광역자치단체장 후보들을 보면 거의가정치권의 낡은 인물과 구정권의 고위관료들로 참신한 모습과는 거리가 먼 형편이다.

더욱이 민자당은 앞으로 내정된 자당후보자들을 추천하는 당공식대회를 중앙당의 고위당직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지역마다 성대하게 치를 계획까지 세우고있다. 집권당이앞장서 세몰이를 함으로써 조용한 선거분위기를 깨려고 하고있는 것이다.

여기에 제1야당인 민주당도 여당후보에 뒤지지 않으려고 구정권의 고위관료까지 영입하는가 하면 정계은퇴를 선언한 DJ까지 6월선거에서 민주당후보를 지원하는 본격적인 정치활동을 하겠다고 밝히고 있어 분위기과열이 확실해지고있는 어두운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현재 각 정당은 자당후보를 한사람이라도 더 당선시키기 위해 사실상 당력을총동원하고 있음은 말할 것도 없고 정당안의 각 계파나 중간보스들도 자파의세력확장을 할 수 있는 계기로 지방선거를 염두에 두고 있는 상황이고 보면 조용한 지방선거는 이미 물건너 간 것이나 다름없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4유정치는 면해야

사실 선거의 속성상 조용한 분위기를 기대하기란 거의 불가능한 것일는지 모르겠지만 지금 돌아가는 상황처럼 정치권의 구태의연한 '자기속 채우기'식의욕심이 기승을 부리는 한 오는 6월에도 선거혁명은 절대 불가능하다. 민자당이절대우세한 부산·경남이나 민주당의 철옹성인 호남지역을 제외하곤 벌써 여야의 과열분위기가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부통령과 같다는서울시장을 비롯, 대구·인천시장, 경기·충남·강원지사등은 과거 어느 선거 못지않은 치열한 접전이 예상되고 있어 깨끗한 선거가 될수 없음은 물론이고 선거뒤에 엄청난 부작용까지 일어날 우려가 짙은 상황이다.

대통령이 어제 기자간담회서 지방선거후보가 등록되면 구속될 사람도 있다고밝힌 것처럼 이미 후보자들의 혼탁행위는 정도가심각한 실정이다. 대통령의경고도 먹혀 들지 않는 것이 지금의 상황이라면 정부도 어떤 가시적인 강력한의지를 보일 때가 아닌가 한다.

우선 이제부터라도 집권당부터 지방선거와 관련된 잡음을 내지 말고 당이 똘똘 뭉쳐 대통령의 뜻을 따라 깨끗한 지방선거가 되도록 솔선해야 할 것이다.정치권이 지방선거에서도 달라지지 않으면 4류라는 오명은 결코 벗을 수 없다.〈본사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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