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공개적으로 활자화하기엔 좀 뭣하기만 요즈음 시중엔 '간큰 남자'시리즈가유행이다. 나이 50이 넘어 ①마누라를 똑바로 쳐다보는 남자 ②마누라에게 꼬박꼬박 말대꾸하는 남자 ③마누라가 외출하는데 어디 가느냐고 묻는 남자가 그것이다. ▲직장에선 아래위로 치눌리고 쳐받쳐 쫓겨나지 않나 걱정을 하고 가정에선 젊을때 지은 '전비'가 많은 데다가 받아오는 월급도 시원찮아 부인에게큰소리한번 제대로 못치는 보편적 50대 한국 남성의 일그러진 초상이다. 그러나 웃어넘겨 버리기엔 섬쩍지근한 페이소스가 깔려 있다. ▲또다른 시리즈도있다. ①마누라 허락없이 멋대로TV채널 돌리는 남자 ②돈달라는데 어디 쓰느냐고 묻는 남자 ③마누라가 음주운전 한다고 핏대내는 남자가 진짜'간큰 남자'라는 것이다. CATV의 등장에 따른 다채널시대, 갈수록 늘어나는 여성의 사회활동등 시대상을 그대로 반영한 우스개로 넘길수 있다. 그러나 분명한것은 시리즈가 거듭 될수록 남편의 존재가 왜소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가정법원이부부의 성적갈등도 이혼사유가 된다는 판결을 내려 무섭게 변하는 세태를 실감나게하고 있다. 물론 재판부는 바쁜 직장때문에 아내의 성적욕구를 만족시켜주지 못한 남편이나 그 불만으로 시부모에게도 불경한 아내 모두에게 부부자격이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부권·부권모두 상실한 시대-그래서 '간큰 남자'시리즈는 끝이 없다고 하기엔 뒷맛이 너무 쓰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