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석자--김덕규 (경북대 교무부처장)
김희원 (대구동성국교 교장)
박정하 (대구경덕여고 교장)
유시열 (대구시교육청 중등장학과장)
대담=사회1부 이경우, 박종봉차장
고교평준화 해제와 교육과정 개편을 통한 인성교육중시, 대학입시및 학사운영의 자율화등을 골자로 한 5·31교육개혁방안이확정발표됐다. 그러나 이번교육개혁안 시행으로 우리나라 학교교육이 획일성에서 탈피, 다양성과 자율성이 확보되는 열린 교육체제로의 전환이 가능할 것인지는 아직 미지수다. 달라진 교육제도가 시행과정에서 어떤 문제점이 예상되는지, 노출되는 문제점을 어떻게 보완해나가야 할 것인지등에 대해 교육전문가들의 견해를 들어본다.〈편집자주〉
▲사회=이번 교육개혁방안 확정발표는 21세기로 나아가는 역사적 대전환기에서 현행 교육체제로는 국가발전에 필요로하는 인재양성에 문제가 많다는 국민적인 공감대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이같은 배경에서 이번 개혁안을 보는 일선교육현장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유시열과장=우선 이번 교육개혁안이 우리 교육계가 반드시 나아가야할 교육방향을 제시한 것으로판단됩니다. 앞으로 시행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해나가야할 과제가 너무 많아 벅찬 느낌도 있지만 학교의 자율성확보와 수요자중심의 교육체제라는 변화의 기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보고있습니다.
▲박정하교장=이번 개혁안은 이제까지 수요자만의 경쟁에서 수요와 공급자의경쟁을 모두 활성화시키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봅니다. 그만큼 학교의 경쟁력도 중요하다고 보는 것이지요. 좋은 인재를 배출해야 학교가 살아남을 수있다는 측면에서 볼때 일단 5·31개혁안은 학교와 학부모,사회 모두가 공감할수있는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율화 특성화 지향
▲김덕규교수=총론적으로 획일적 규제와 엘리트교육으로 통칭되는 우리교육의 패러다임을 학교교육의 경쟁체제도입과 대학교육의 특성화, 대중화를 통해전환시키는 개혁안입니다. 그러나 이번 개혁안의 성과는 이런 교육체제에 어떻게 적응해나가고 장점을 살려갈 것인가하는 문제에 달려있습니다. 평가의 객관성과 학생선발기준,학교와 교사의 자율성등 모든 측면에서 신중함이 요구됩니다.
▲사회=이번 개혁안이 이 정도 수준에서 충분한가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교육개혁에는 교육철학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점에서 과연 이번 개혁안이 최선의 선택인가에 대해 의견을 달리할 수있다고 봅니다만….▲김희원교장=개혁안에는 예를 들어 5세아동의 국민학교입학이 가능한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균형잡힌 교육을 위해서는 단순히 제도만으로는 어렵지 않습니까. 아동의 신체와 정서,학부모의 인식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볼때 입학에 따른 엄격한 기준이 제시돼야 교육개혁이 성공할 수 있고 실제적으로 세부추진계획이 어떤가에 따라 실천여부가 좌우됩니다. 따라서 이번 개혁안은 관계법규의 개정등 후속조치가 한시바삐 뒤따라야 구체화될수 있는 방안들이 많습니다.
▲유=교육복지제도 측면에만 좁혀볼때 개혁안의 내용이 교육의 본질인 자아실현을 위한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했다고 봅니다.
▲김덕규=이번 교육개혁은 한줄서기에서 여러줄서기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한마디로 '자율성'이고 '다양성'입니다. 젊은 세대의 가치관과 사회가 다양화되고 있는데 비해 학교교육이 획일성을 면치못하고 있다면 심각한 문제이지요.그렇게보면 우리 교육체제가 완전히 탈바꿈해 다양화된 교육으로 진입하는데다소 때늦은 감도 있습니다.
▲사회=이번 개혁안이 구체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실현가능성에서는 문제점이 없습니까. 또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김희원=아직 세부추진계획이 나오지 않았지만 내용중 일부는 현재의 학교교육환경을 충분히 반영한 개혁방안인가 하는 점에서 볼때 다소 의견을 달리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교육환경이따라가지 못하는데 제도만 앞서간다면 그 제도는 방향제시 이상의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유=교육의 수요자측면을 더 강조하다보니 막상 초중고 교원의 양성과 승진,보수체계등에 관한 새로운 방안제시등 공급자측면의 배려가 아쉬운 점도 있어요.
대학교육 흐름 재편
▲김덕규=지방자치시대를 맞아 지방대학의 정원확대와 취업문제,균형있는 장기발전등에 대한 개혁조치는 미흡하다고 생각합니다. 자칫 지방대학은 정체를면치 못하고 서울의 주요대학을 중심으로 대학교육의 흐름이 재편될 소지도 있다고 봅니다.
▲사회=이제 학생선발문제를 짚어봅시다. 이번개혁안중에는 대학에서부터중학까지 입시의 변화가 가장 큰 골격인것 같습니다. 먼저 중학교 배정에서 선복수지원,후추첨제가 눈길을 끌고있는데요. 세부적인 기준마련없이 시행할 경우 상당한 혼란도 있지않을까 생각됩니다.
▲김희원=현재 학군에 따라 중학교를 배정할 경우 지역별 학교편중문제 때문에 일부 학생들이 불이익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학군폐지나 학군조정을 통해 배정하는 문제에 대해 충분히 검토가 필요합니다. 학생과 학부모가 학교선호도,통학거리,교사의 자질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한 뒤에 학교를 선택하겠지만 배정에 따른 기본적인 토대를 마련한후 시행에 들어가야할 것으로 보고있습니다.▲유=학교소재지에 따라 일부 학교에 지원이 집중돼 수용이 불가능할 수도있어요. 그러나 자기가 원하는 학교에 배정받았을 경우 애교심이 더욱 높아지는 장점도 있습니다.
▲박=중학교 배정문제뿐 아니라 이번 개혁안이 실업계학교의 존립에 큰 문제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모든 학생들이 인문계 고교진학을 희망할 경우 학교특성화에 역행되는 것 아닙니까.
▲김덕규=올해 전문대입시에서 보듯 실업계학교도 적성과 능력에 맞는 진로지도가 적정하게 이뤄질 경우 실업계학교의 문제는 확대되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요즘 학생들의 지향목표도 많이 달라지고 있지 않습니까.▲사회=교육개혁안에는 대학입시의 개선책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습니다. 대학측에서는 이번 개혁안을 토대로 보다 효율적으로 학생선발이 가능하다고 보고있습니까.
▲김덕규=97년부터 국공립대학이 국어,영어,수학중심의본고사를 폐지하는것으로 되어있습니다. 따라서 종합생활기록부를 기초로한 학생평가나 주어진범위내에서 평가시험의 변별력을높이는등 다양한 선발방법이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있습니다. 또 대학정원외 학생수용에 따른 제도모색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유=필기시험 폐지만이 능사는 아닙니다. 우수한 인재를 선발하려면 선발과정에서 최적의 방안모색이 전제돼야 합니다.
▲김덕규=학생들의 학습능력평가에 있어 일관성있고 적정한 기준마련이 급선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개혁방안은 학생선발권이 대학으로 넘어갔다고 볼 수있습니다. 따라서 대학측의 역할이 그 어느때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사회=기존의 입시제도와 비교해볼때 이번 개혁안 시행에 따라 대학의 학생선발기준에 대한 새로운 방안이 있습니까.
당분간 논술치러야
▲김덕규==현재의 논술고사는 학생평가에 있어 변별력이 낮은게 사실이지만당분간 논술고사를 계속치러야한다는게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현행 평가방법을 존중하되 미흡한 점을 보완해 다양하게 평가를 실시하는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김희원=교육개혁의 완성은 학교와 학생뿐아니라 정부와 기업등 사회전반의인식변화가 전제돼야 가능하다고 봅니다. 따라서 대학의 특성있는 발전을 위해서는 중고교 학습과정과인성교육등을 총체적으로 연계시키는 대입선발방식이강구되어야 합니다.
▲김덕규=학생평가뿐아니라 우수학생모집을 위한 대학측의 노력도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충분한 학교시설과 우수교수확보,장학금수혜등 다각도의 방안이 모색될때 대학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 서울집중현상을 막기위해 지방대학과 함께 지역사회가 공동으로 역내 우수학생수용을 위한 지원과 인식변화가 있어야합니다.
▲사회=이번 개혁안이 일선학교에서 현실적으로 적용되기에는 문제가 없습니까. 고교에서 필수과목을 줄이고 선택과목을 늘리며 이동식수업을 하는등 획기적 개선안도 나왔습니다.
▲박=이번 개혁안을 그대로 현재 교육환경에 대입해 시행할 경우 교사,학교시설,학습기자재등 여러가지 측면에서 문제가 있습니다. 물론 점차적으로 교육환경이 변모하고 있습니다만 보다 많은 투자와 재정적 뒷받침이 요구됩니다.재정 뒷받침 중요
▲유=이번 개혁안이 나오기 전부터 대구시교육청이 학생수준별 교육과정을자체적으로 마련하고 있습니다. 내년도부터 실시할 예정인 이 교육과정은 학습이해를 높이는 심화교재,보충교재 채택과 지도교사양성등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고있는 단계였습니다. 예를 들어 이동식수업등 교육과정변화에 따른 인력과학교시설의 뒷받침이 문제점으로 등장하고 있습니다만 이같은 방식으로 실현가능한 부분부터 추진해나가야 합니다.
▲김덕규=중고교 교과과정에서 균형있는 학습을 위해 무작정 교과과정을 늘리거나 줄일 수 없는 입장인 것으로 알고있습니다. 문제는 달라지는 교과과정에 맞게 교과서를 개선하고 학생들이 개별화학습을 할 수있도록 제반 여건을조성해주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부족한 교육재정부족을 어떻게 충분히확보할 것인지는 정부당국과 지역사회,학교가 공동으로 해결해야할 과제입니다.
▲박=공통과목축소와 선택과목을 늘리는 상황에서 현재의 인력과 시설로는어려운 실정입니다. 다소 현실에 맞지않는 측면이 있다하더라도 일단 새로운제도를 시행하면서 점진적으로 보완해나가는 것이 교과의 다양성 확보차원에서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정리·서종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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