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자녀교육

은퇴한 어느 대사가 최근에 겪은 어처구니 없는 일화가 있다. 백화점에서 승강기를 타고 1층에서 내리려고 할 때 그 대사가 미처 내리기도 전에 어린 아이들이 우루루 밀고 들어왔다. 어머니로 보이는 젊은 여자들도 따라서 들어섰다.승강기가 다시 위로 올라갔다. 대사는 기가 차고 울화가 치밀어 아이들에게 한마디 점잖게 나무랐다. "다른 사람이 다 내리고 나서 너희들이 타야되는 거 아니겠냐?" 그러자 아이들이 사과는 커녕 오히려 아니꼽다는 듯 손가락질하면서소리치는 말이 "아저씨가 뭔데요?"였다. 젊은 엄마들도 원망의 눈초리로 늙은대사를 노려보기만 했다. 비좁은공간에서 어쩔도리가 없게 된 대사는 얼굴만붉힌 채 승강기가 멎자 그냥 내리고 말았다.할아버지뻘 되는 대사에게 대든 아이들도 비정상적이지만 아이들의 그런 무례한 행동을 옆에서 방관 또는 조장하는 젊은 부모들이 더욱 가엽다. 누구에게나 자기 자식은 귀여운 법이다. 고슴도치도 제 새끼를 귀여워한다.그러나 귀엽다고 해서 천방지축 무례하게 구는것을 내버려 둔다면 자식을몹쓸 인간으로 만들고 만다. 언젠가 자기 자신이 바로 그 자식에게 뜨거운 꼴을 당할 것이다. 콩심은데선 콩이 난다. 자식이 귀여울수록 엄하게 키워야 후환을 면하고 밝은 미래를 서로 기약할 수 있다. 선진국형 자녀교육이란 참으로엄한 것이다.

〈대구시 자문대사.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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