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마저 외면한 땅'.세계는 더이상 소말리아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한때 전세계적인 동정의대상이었던 소말리아. 석유 한방울 나지 않고 국제사회 영향력이라곤 전혀 없는 이 나라는 이제 서서히 잊혀져 가고 있다.
전국토의 2%만이 농지로 이용되는 탓에 일찍이 목축업이 발달한 소말리아는91년 22년간 철권통치를 해오던 무하마드 시아드 바레 대통령이 군벌세력 쿠데타로 축출되면서 내전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된다.
다로드 부족 출신 바레 대통령 역시 69년 무혈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인물.그는 88년부터 90년까지 반정혐의로 자그마치 2만명을 사살하고 50여만명을 추방하는 극단적 조치를 취하며 1인독재 체제와 자기부족 우대정책을 폈다. 이로인해 소말리족내 각 부족은 반정부세력을 구축, 바레정권타도를 외치게 된 것.소말리아는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과는 달리 소말리족 단일민족국가이다. 하지만 소말리아사회 기초는 레르(Rer)라는 자급자족인 대규모 친족집단이다. 같은 조상아래 뻗어나온 것으로 믿고 있는 이 씨족집단은 한정된 자원을 얻기위해 끊임없이 이웃 부족과 싸움을 벌여왔다.
소말리아의회연합(USC) 주축의 전국 15개 반군세력들은 전국민들의 지지속에드디어 지난 91년 1월 22년간을 집권해 온 바레 대통령을 축출했다. 그러나,소말리아 국민들의 기대와는 달리 사정은 조금도 나아지지 않고 오히려 악화됐다. 이제까지 국민의 편이던 각 부족 군벌세력간 주도권 싸움이 시작된 것.바레가 물러나고 USC 재정후원자인 하위예족 출신 알리 마디 모하메드가 10개월간 대통령직을 맡았으나 USC위원장 모하메드 파라 아이디드가 하브르 게디르족의 후원속에 모하메드를 몰아내고 정권을 장악, 이때부터 소말리아에는 본격적인 내전의 바람이 몰아치기 시작했다. 바레 대통령의 축출을 기점으로 소말리아내에는 반군을 대신해 오로지 자기세력확장에 급급한 군벌만 판치게 된다.
결국 군벌들이 소말리아를 매일 1천여명이 굶어죽는 지옥같은 상황으로 몰고간 셈이다.
소말리아내 군벌은 이웃한 수단과 이란에서 무기와 전술을 제공받는 것으로알려졌으며 현재까진 주로 재래식 무기에 의존하는 게릴라 전법을 펼치고 있다.
그럼에도 최첨단 장비를 동원한 평화유지군이 국제전범으로 규정돼 체포영장까지 발부된 아이디드를 잡지 못한 것은 철저하게 베일에 싸인 군벌내부의 상황때문이다. 특히, 소말리아에서 만큼은 승산이 있을 것으로 판단, 세계의 경찰을 자처하며 나섰던 미국에게 아이디드의 존재는 눈에 가시였다. CIA의 최첨단 장비와 기술을 동원하고도 아이디드의 손끝 하나 건드리지 못한 미국은 구겨진 자존심 회복을 위해 '소말리아 희망회복'대신 '전범 아이디드 체포'로 목표를 수정했다. 흥분한 미국은 자연히 민가 공습등의 무리한 방법을 동원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많은 무고한 민간인들이 죽거나 다쳤다.교활한 아이디드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세계의 오만한 태도에 결코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소말리아인들을 부추겼다. 피로 물든 내전에 몸서리치던소말리아인들이었지만 민족감정앞에서는 뭉치지 않을 수 없었다. 얼마전만 해도 평화유지군 활동에 부푼 기대감을 안고 바라보던 모가디슈 시민들은 미군을비롯한 유엔평화유지군의 가장 큰 적으로 돌변했다. 그리고 이것이 전세계로하여금 소말리아인들을 또다시 그치지 않는 내전의 소용돌이속에 남겨둔 채 등을 돌리게 했던 것이다.
지난 3월2일 마지막 남은 유엔평화유지군 소속 파키스탄군이 철수하자마자아이디드는 모가디슈 전역을 점령하고 모든 소말리아의 상태를 유엔군 파병이전으로 돌려놓았다. '희망회복'은 '절망'만을 남겨둔 채 완전히 실패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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