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막한 아파트공간에서 개굴개굴하는 개구리 울음소리를 들으니 기분이 참묘하고도 신기하다. 겨우 숨쉴 구멍만 뚫린 플라스틱 통에 갇혀 아직도 놀란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 쳐다보고 있는 모양이 불쌍하고 애처로워 보인다.오늘 낮의 일이다. 올해 대학에 들어간 아들이 학교수업도 빼먹고 왔다면서 헐레벌떡 들어오더니 실험용으로 개구리를 잡아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런 도심에서 갑자기 개구리라니, 그것도 자그마치 열다섯마리씩이나… 순간황당해졌다.시간이 급해 우선 제일 쉬운 방법으로 멀긴 하지만 큰시장으로 가서 구해보기로 하고 나간 아들이 온시장을 헤매고 다녔지만 개구리를 찾을 수 없었다면서 어깨가 축 처져서 돌아왔다. 그렇다면 직접 현장(?)을 뛰어야하는데엄두가 나지 않았다. 마침 퇴근한 남편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이런저런장비를 총동원해서 비장한(?) 각오로 떠났다.
어두워져서야 돌아온 남편과 아들은 바지와 신발이 온통 흙투성이었지만흠뻑 고생한 보람이 있었다는듯 아주 만족해하며잠자리에 들었다. 가끔씩들려오는 개굴개굴 소리에 쉽게 잠은 오지 않고 이 생각 저 생각이 떠오른다.
어릴적 이맘때쯤 고요한 여름밤이면 시골집앞 논에선 개구리들의 합창소리가 요란했었다. 그때는 시끄럽게만 느껴졌었는데…. 이젠 시골에도 흔치않다고 한다. 어릴적 풍요로웠던 정서가 점점 메말라 가는듯해 안타깝기만 하다.옛시절의 추억은 나이가 들어가도 퇴색하지 않는 모양이다. 해마다 철이바뀔때면 아름다웠던 추억을 떠올리며 조금씩 꺼내보고 또 덮어두어서 그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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