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8일간의 회기를 마친 경북도의회 임시회는 6·27 선거가 끝난 후 처음 열렸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었으나 기대만큼의 성숙한 의회상을 보여주지못했다. 우선 의원간의 상견례 성격과 의장단을 비롯한 원구성이 주목적이었던 이번 임시회는 임기 3 년간의 제5대 의회가 어떻게 굴러갈 것인지를 그려볼 수 있다는 측면에서 또 다른 관심이 모아졌었다. 그 결과는 실망스럽기짝이 없다는 게 대체적인 중론이다.무엇보다 아쉬운 점은 의원들이 의회의 품격을 스스로 저버리는 듯한 모습이다.
개원 첫날 의장단 선출을 둘러싼 민자당의원과 무소속의원간의 볼썽사나운힘겨루기는 의회운영을 파행으로 몰아넣으며 과연 이곳이 3백만 도민을 대표하는 민의의 전당인가하는 의구심을 낳게했다. 이른바 주민자치, 생활자치를표방하며 출범한 광역의회가 각 정파의 이해에만 휩쓸리는 저급한 정치판을방불케했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개원 첫날 임시의장을맡은 무소속의 초선의원은 '의사봉'에 부여한 엄격한 중립적 태도를 전혀 지키지않았다. 그는 의장선출을 위한 본연의 임무는뒷전인 채 무소속의원 10명의 대동소이한 무더기 의사진행발언을 '무한정'허용하는 편파적 사회로 일관, 최소한의의원자질마저 의심받았다. 이같은사회를 '원격조종'한 일부 무소속의원에게도 비난의 화살이 날아갔다.의장단을 독식한 민자당의원들의 태도에도 비난이 잇따랐다. 민자당이 사전 내정한 의장단 구성의 일사불란한 관철을 위해 의원들 스스로 자율적이고독립적이어야할 위상을 내팽개쳤다는 비판이 그것이다. 이와 함께 상임위원장 구성까지 민자당이 독식한 것은 전체의원의 3분의 1에 달하는 무소속의원들의 실체를 무시하는 처사이며 의회의 다양성이란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않다는 지적을 낳았다.
처음부터 이처럼 꼬인 의회는 의원들이 각자 품위를 지키려는 노력조차 해이하게 한 결과를 가져온 듯한 인상이다. 21일 본회의 경우 오전 11시 개회시간을 넘기도록 상당수 의원들이 회의장 바깥에 머물러 4차례의 입장독촉방송이 있은 뒤 15분이 지나서야 시작했다. 지난 15 일 본회의때도 비슷했다.금기사항인 본회의장내 신문반입 사례가 눈에 띄기도 했다. 의회사무처 직원들은 시작부터 의원들이 스스로 정한 회기와 회의시간조차 준수하지않으면서어떻게 의정활동의 내실을 기대할 수 있겠느냐고 비판했다.21일 한 무소속 의원의 돌출적 의사진행발언도 의원의 품격과는 거리가 있는 자세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초선의 이 의원은 이날 처리한 정무부지사자격기준조례와는 전혀 동떨어진 민자당 성토의 발언을 장황하게 훈계조로 늘어놓으며 거리의 집회현장을 연상시켜 의원들의 거센 항의와 정회소동을 낳았다. 이 의원은 의회 위상을 위해 의원들이 관행으로 삼는 등하단시 의장에대한 인사와 의원들에 대한 인사도 하지않아 빈축을 샀다.
따라서 이번 첫 임시회는 향후 성숙한 의회운영을 위해 의원 각자가 어떤노력을 기울여야하는가하는 반면교사(반면교사)의 교훈을남겼다는 냉소적평가가 따랐다.
〈김성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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