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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본다 김수일 지역경제의 희생과 동남아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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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 지방자치 단체장들의 전도에 수많은 과제들이 산재해있지만, 지역경제의활성화가 가장 시급한 과제로 인식되고 있는 것 같다. 오늘날 세계 경제성장의 기관차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동남아시아와 지방 자치시대의 개막을 맞아 지역경제의 활성화를 모색하는 대구·경북지역이 어떻게 공익에 바탕을 둔 상호 보완적 경제협력 관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인가를 살펴보는 것은 현 시점에서 중요한 과제다.침체된 지역경제의 활로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동남아의 존재는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동남아의 경제적 가치를 잘 예시해 주는 지표의 하나가 미·일등 주요 선진국 기업들의 합작진출 붐이라고 본다.

이들의 투자 목적은 대체적으로 저렴하고 양질의 풍부한 노동력, 막대한천연자원, 광활하고 값싼 공장용지등을 이용, 자국 내에서는 이미 경쟁력을상실해 버린 후진국형 산업들의 경쟁력 보강 자국 상품에 대한 선진국의 보호주의 장벽 회피 및 우회 수출 전진기지로 활용급속한 경제 성장과 비례하여 팽창하는 현지 내수시장의 선점등 다양하다.

기업의 해외 진출이 지역 경제기반을 침하, 산업의 공동화 현상을 유발시킬 수 있다는 부정적 시각도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장기적 안목에서 볼 때, 이러한 견해는 기우에 불과할 뿐이다.일본의 경우 80년대 초 엔고와 고임금, 국제 원자재 가격의 상승등 경영압박 요인들이 증대하자 기민하게 전자·반도체 산업을 중심으로 생산시설을동남아로 이전 동남아 시장을 석권하고 엔 블록화 시키는데 성공했을 뿐아니라, 저렴하게 생산된 제품으로 세계시장에서의 지배적 위치를 유지할 수 있었다. 일본 내수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상당량의 가전제품이 동남아에서 제조돼 국내로 역수입 되고 있지만, 대부분의 주요 핵심부품과 생산설비는 일본의 본사에서 수출되는 등 기업내무역(Intra-company trade)이 활성화 되기때문에 기업의 이윤 혹은 국내 총무역흑자 규모는 오히려 확대돼 가는 추세에 있다.

8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부산지역 신발산업의 동남아 진출 경우에서도 이와 유사한 현상이 목격되고 있다.

기업의 해외 이전이 단기적으로는 지역경제에 실업등 부정적 파급효과를유발, 고통과 혼란을 초래하지만 거시적 경제논리로 볼 때 국제 경쟁력에 뒤지는 후진국형 산업의 경우 달리 생존을 연장할 마땅한 방법이 없다.부산의 경우 이미 과거 화려했던 신발, 섬유산업의 영화에 대한 미련과 기대를 버리고, 삼성자동차 유치를 계기로 산업구조를 과거의 노동집약적 산업에서 자동차·기계부품산업등 자본 및 기술집약적 산업으로 고도화 시키며,다시 한번 부산 산업의 르네상스 시대를 꽃피워 보고자 관·경·민이 하나가되고 있다. 대구·경북지역 역시 어떤 방향으로 지역경제를 이끌고 가야할지, 특히 최근 급격히 국제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는 이지역의 수출 주도산업인 섬유·안경·전자산업 등의 회생전략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일본과 부산의동남아 진출경험을 유익한 참고 자료로 활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부산대교수·주인도네시아 명예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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