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바둑산책-TV바둑 해설자(4)

조남철 9단의 해설은 편안하다. 해설을 하는 조9단 자신이 편안하게 해설을 하고 듣는 사람도 편안하다.김인 9단의 해설은 치밀하고 깊이가 있다. 김9단의 해설을 듣고 있노라면아, 저런수도 있었구나. 프로들은 저런 것까지 수를 보고 있구나. 바둑은 정말 오묘하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조훈현 9단의 해설은 명쾌하다. 얘기를 딱 부러지게 해 주기를 바라고, 승부의 대목대목에서 비록잠정적인 것일망정 결론을 듣기 원하는 아마추어들이 조9단의 해설을 제일 좋아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것은 악수. 여기는 이런묘수가 있었다. 이렇게 들어가는것은 몇 집짜리 끝내기. 현재의 형세는 흑이 약10집 유리…. 빠른수읽기, 정확한 형세판단의 능력이 없다면 조9단과같은 해설은 할수가 없다.

서봉수 9단의 해설은 열정적이다. 온갖 변화를 추적하는 일에 자신이 먼저몰두해 버린다. 뜻밖의 곳에 숨어 있던 수를 발견했거나 자신이 확신하고 있던 수의 오류가 드러나는 경우에는 본인이 먼저 감탄을 한다. '모든'변화를 '끝까지' '샅샅이'들추어내야 한다는 것이 서9단의 모토이다.이밖에 장수영.양재호 9단, 하찬석.백성호.임선근 8단, 최규병 7단등도 뛰어난 '해설자적'자질을 갖춘 기사들로 손꼽히고 있다.

인상깊은 해설자들의 면면을 열거하다 보니, 결국은 실력이 강한 기사, 성적을 내고 있는 기사가 해설에도 강하다는 얘기가 되고 말았다. 그렇다. 해설을 잘 하는 기사가 꼭성적을 내는 것은 아니지만 실력이 강한 기사가 해설을 잘한다.

해설의 스타일은 조금씩 다를지언정 이들 뛰어난 해설자들은 듣는 사람들에게 자신도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기쁨 한가지를 선물하곤 한다. 수의 밀림을 헤쳐나간 끝에 마침내 보석처럼 빛나는 해답에 도달했을때, 해설자와 그의 해설을 듣고 있던 사람들이 함께 경험하는 것, 그것은 카타르시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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