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녹색시대...마지막 선택68-제4부 몸살앓는 5대양6대주(17)-색깔변하는 고비사막

고비(Gobi)는 대체로 흙색이다. 푸른 초원의 조건이다. 목축지로서 알맞은영양과 수분을 함축하기에 좋은 환경이다. 그런 고비가 지금은 회색으로 변하고 있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가뭄이나 사막화의 영향이라는게 몽골환경학자들의 주장이다.지난 93년5월 케냐의 나이로비에서 유엔이 주최한 사막화방지를 위한 국제학술대회에서 '몽골의 가뭄과 사막화'란 주제발표를 한 몽골자연보호성 고비사막 담당 아댜수렌씨(36)는 "세계의 건조지대에 속하는 몽골은 해마다 사막화의 속도가 빨라지고있다"고 지적하고 가장 큰 원인으로 화석원료에 의한 기후의 변화에 두고있다. 아직은 광활한 의미를 지닌 '기후변화'는 고비사막에서도 어김없이 갈증을 던지고 있는셈이다.

**사막화속도 빨라져**

어느 정도일까. 지난 60년부터 조사된 고비사막의 모래 먼지바람 발생일수를 보면 충분히 짐작이 간다. 이 바람은 모래 먼지바람이라고는 하지만 폭풍이다. 비가 없는 모래 먼지 폭풍을 상상만 해도 모든것을 타 들어가게 하는갈증을 느끼기란 어렵지 않다. 60년 평균일수는 16일. 5년 터울로 실시된이 모래 먼지바람조사는 65년 24일, 70년 31일, 75년 38일, 80년 46일, 85년54일, 90년62일로 상승곡선이 제법 가파르다.

폭풍의 발생빈도 또한 지역에 따라 많은 차이를보인다. 대호수 주변에서는 연중 71~125회까지 모래폭풍이 몰아치고 남동쪽 고비의 알타이산맥 인근에는 70~98회, 아르츠 보그드산 주변에는 80회나 분다. 이런 수치를 믿고취재진은 타클라마칸사막의 황사기둥을 쫓을 때의 그 기분으로 알타이 산맥쪽으로 방향을 잡았으나 6시간을달린 끝에 결국 자동차 고장으로 포기하지않을수 없었다.

이 모래 먼지바람도 실은 황사다. 우리나라에 날아오는 황사가 중국의타클라마칸 사막으로부터 불어오는게 대종이지만 고비사막의 황사도 상당수포함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것은 많은 공단을 지나기 때문에 중금속오염이 몽골쪽보다 더 심하다는게 차이라면 차이다. 그러나 최근의 몽골쪽황사도 중금속 함유량이 점차 많아지고있다고 환경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고비사막의 강우량도 엄청나게 뚝 떨어지고 있다. 50~60년대에는 연평균140~150㎜를 유지했으나 70년대에 들면서 130㎜로 하강곡선을 긋고 80년대에들어서는 120㎜로, 90년부터는 아예 100㎜ 이하로 급강하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50㎜안팎의 강우량을 보여 취재진이 도착했을때는 가는 곳마다 물비상이 걸려있었다.

**가는곳마다 물비상**

수리기술자 뻔자크 수렌씨(25)도 "오죽하면 물길찾는 비용 몇만달러를 외국투자에 의뢰하겠느냐"고 반문하며 "이러다간 고비사막은 완전히 죽은 사막으로 변할날도 멀지않다"는 비관적인 말을 서슴없이 하기도 했다.지난 91년 울란바토르에서 열린 '지구변화와 고비사막'이라는 심포지엄에서는 이런 엄청난 자연의 재해를 주로 다루며 여기다 인간의 각종 활동이재해를 더욱 부채질 하고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같은 결론이야 공해에 시달리는 현재의 지구촌으로서는 응당 내려지는 결론으로 가볍게 여겨지는경향이지만 고비사막의 경우 유별난것은각종 자동차들. 대부분 낡은 차들은 고비의 단단한 표면을 이용, 마구잡이로 다닌다. 고비로 난 마구잡이 길은 외국의 사냥관광단이 주류지만 개중에는 몽골인들의 사냥길도 무시못한다. 특히 낡을대로 낡아버린 오토바이들이 종횡무진으로 달리는 모습에서는멀지않아 고비사막의 많은 동물들이 멸종 위기에 처할것이란 위기감은 쉽게짐작할수 있는 일이었다.

게르에는 이런 사냥관광을 노려 대부분 사냥총을 구비하고 있다. 순수한모래언덕을 찾기위해 길 안내를 맡은 바트 촐롬씨(62)는 취재진이 요구도 하지않았는데도 게르를 나설때 사냥총을 들고 나온다. 사슴을 잡아 주겠다는것이다. 완강히 거절하자 그는 되레 이상한 눈빛이다. 이만큼 고비에서는사냥이 성행하고 있으며 봄 가을사냥철이면 일본의 사냥관광객들이 지난해부터 줄을 잇고 있다는 것이다.

**마구잡이사냥 성행**

고비사막도 중심으로 들어 갈수록 그 색은 더욱 회색으로 변하고 있었으며만달고비를 지나 어먼고비에서는아예 희끄무레한 색깔이었다. 사막화가 점차 가속이 붙고있다는 증거다. 몽골당국은 지난 40년대부터 이같은 현상에주목, 순수한 모래사막의 넓이를 조사하고 있다. 고비사막에서 순수한 모래사막을 보기위해서는 일부러 울란바토르에서 비행기를 타고 남고비인 달란자가드 까지 가야한다. 그만큼 희귀하다. 아이러니다. 그런 희귀한 고비사막의 모래도 인간의 활동이 많아질수록 보기가 더쉬워진다. 왜냐하면 모래화가 급속히 진행되기 때문이다.

지난 40년의 모래면적은 4백33만㏊. 이런 모래밭이 70년에는 4백35만㏊로확대되었고 80년 4백36만, 90년에는 4백37만㏊로 자꾸 넓어지고 있다. 지난50년 사이 3만8천㏊가 모래땅으로 변한것이다. 이는 고비의 초원이 사막화로점차 잠식당하고 있다는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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