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위대한 통일한국 향한 광복

(1)광복50년이 분단50년으로 이어져 살아온 오늘. 50년전 그날의 환희와 감격을 온 민족이 함께 경축하면서도 그때의 해방이 결코 참다운 해방이 아니었다는 느낌을 쉽게 지울 수 없다. 반세기의 기나긴 세월을 국토의 허리가 묶인채 반신불수로 아픔을 견디어온 사실앞에 착잡한 심정을 떨쳐 버릴 수 없는 것이다. 일제35년의 치욕과 고통, 그리고 분단50년, 앞으로도 세계유일의냉전동토로 언제까지 얼어붙어만 있을지 앞이 투명하지 않다.그러나 분단의 흐름속에서 민족의 저력을 바탕으로 생겨난 한줄기 빛은 우리에게 희망을 주고있다. 비록 6·25전쟁으로 비참한 동족상잔의 상처를 입었지만 참담한 전화의 폐허를 딛고 우리는 선진국문턱에서 개인소득 1만달러시대를 열었던 것이다. 그리고 또하나 '쓰레기통에 장미꽃이 피는 것'같이불가능으로 보았던 이땅에 문민정부와 지방자치를 실현시켜 세계에 국가정통성을 선양하고 민족통일의 역량을 보여 준 것이다. 안타깝게도 남쪽과는 체제가 다른 북한정권이 시대착오적 모습을 보이고있는 것은 민족의 기대에좌절을 안겨주는 것이라 하겠다. 또 북한의 오도된 민족노선에 과잉경도된우리내부의 일부세력들과 감정적적대감을 불식시키지 못하고 있는 일부 세력들이 우리의 통일역량을 감소시키고 있음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대세는 우리가 세계사를 주도하는 세계의 중심국가로 접근하고 있는 이상 통일한국의 희망과 기대가 점차 현실로 다가올 수밖에 없을 것이다.(2)

경제·기술분야에서 세계1위가 늘어나고 있는 것과 함께 이제 우리의 예술·문화·체육등 여러분야에서 세계1위가 다투어 생겨나고 있다. 아직도 선진국수준에 도달하려면 이보다 훨씬 많은 세계1위가 생겨나고 노벨수상자도 탄생해야겠지만 그러나 50년전 우리가 꿈도 꿀수 없었던 영광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일제이후 우리민족이 받아온 엄청난 시련이 거름이되어 세계사속에 소멸되던 민족과 국가상이 웅비하는 모습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남북한뿐아니라 우리민족이 자치권을 행사하며 살고 있는 만주지역과그밖에 러시아의 연해주지역, 미국, 중남미, 유럽등 해내외에 흩어져살고 있는 모든 겨레가 웅비하는 한민족의 역사를 만드는 시점이기도 하다.하지만 그렇게 낙관만 할수는 없다. 우리에게는 정신대문제, 배상문제등을비롯, 지금도 청산하지 못한 일제의 찌꺼기가 사회각분야에 남아있고 고도성장의 그늘에는 각종 퇴폐와 병집이 자리잡고 있다. 그리고 분단구조가 가져온 정치의 퇴행과 왜곡,냉전체제를 대신하고 있는 WTO체제, 새로운 세계질서와 한반도 주변4강의 각축, 이에 편승한 북한의 줄타기외교등이 어우러져우리에게 새로운 도전이 되고 있다. 거기다 21세기는 첨단기술정보의 시대로다가오는 만큼 우리의 사고와 행동도 이같은 환경에 적응할수 있도록 변해야살아남을수 있다. 이전시대가 남겨준 많은 문제들과 새로운 시대가 전개할변화될환경은 문제의 해법자체도 달라질수밖에 없게한다. 문제를 보는 눈과, 문제를 해결하는 사고의 틀을 바꾸어야하는 것이다.

(3)

그러나 그같은 변화는간단치 않다. 이번 지방선거만해도 그렇다. 국민들이 변화를 요구한 결과가 반민자현상을 가져왔지만 이는 다시 14대대선전과같은 후3김시대의 지역할거구도로 만들고 말았다. 변화는 변화지만 수구적변화였다. 이것은 개혁을 부르짖은 현정부의 개혁좌절의 결과로도 받아들여져 현재의 정치상황은 구한말을 방불케한다. 그때도 개화가 좌절되고 국내정치세력이 4분5열된 상태에서 주변열강의 이해관계속에 표류했던 것이다. 분단을 극복하지 못한채 개혁과 변화의 흐름이 막히고 지역할거적 정쟁상황을재현시키고 있는 지금 WTO체제의 무한경쟁과 미·중·일·러의 패권주의 움직임을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그때와 다른 것은 우리의 국력뿐이다. 그때처럼 허무한 일이 벌어질 것으로 보지 않더라도 우리 모두가 새로운 각오를 다져야 모처럼 맞는 국력상승기를 '위대한 통일한국'시대를 여는 기회로 만들수 있을 것이다.

(4)

세기말에 맞는 광복50년은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로도 다가오는 반면 엄청난 위기로도 다가오고 있다. 이제 우리의 문화, 우리의 사상, 우리의 정신,우리의 기술로 일제잔재를 청산하고 분단과 냉전시대의 낡고 병든 논리는 걷어내야할 것이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기위해 속성만을 추구했던 지난날의 부산물인 이기주의, 배금주의, 한탕주의도 완전히 쓸어내야한다. 정치도 통일을 향한 새로운 철학과 경륜으로 음모와 당리당략, 비리의 음습함을 몰아내야할 것이다. 그래서 많은 인재들이 변화의 새시대를 여는 능력을 갖추고 마음껏 자신의 영역을 개척할 수 있도록 국가가 전력지원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우리가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길이다. 50년전 오욕의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과거 대륙을 호령하던 먼 조상들이 심어준 민족사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오늘의 이 분단을 다시 살펴야 한다. 그리고 앞만보고 달려온 성장의 뒤안길을 뒤돌아보고 우리에게 던져진 위기의 문제들을 이 시점에서 꼭 풀어야 한다. 마지막 분단국가의 문제를 푸는 해법은 인류의 장래를이끌어갈 방향을 시사할 수 있다. 성장의 부작용을 제거하고 선진국으로 진입한다면 세계의 저개발국들이 본받아야할 스승과 같은 나라가 될 것이다.머잖아 반드시 건설해야할 '위대한 통일한국'을 위해 광복50년을 맞는 오늘독립선열들이 남긴 민족의 통사와 혈사를 더욱 단단하게 기억해 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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