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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정부 대북정책 비난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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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아연한 심정과 실망을 금할 수 없다" 김대중 가칭 새정치국민회의창당준비위원장이 김영삼대통령의 광복50주년 기념사를 대놓고 비난한 내용이다.김위원장이 서서히 김대통령의 정책비난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우선 목표는 자신의 전공분야라고 자부하는 대북.통일정책이다.

하지만 김위원장은 강경일변도는 아니다. 분명히 달라진 모습이다. 부드러움을 강조하고 있고 신중론도 곁들여져 있다. 다만 주도권을 북쪽에 빼앗겨갈팡질팡하는 정부측에 대한 비판의 톤을 높이는 것이다.

무원칙하다는 비판을 받아온 현 정부의 대북정책을 취하고 있는 김대통령과의 차별화를 시도하겠다는 뜻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 국내외에 통일역량을과시함으로써 자신의 희망인 '통일대통령'이미지를 부각시키려는 의도라고볼 수도 있다.

새정치회의는 15일 정부주관 기념식에 참석하는 대신 자체 기념식을 가졌다."광복 50주년을 바라보는 시각과 각오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위원장은"어떻게 그렇게 구태의연하고 한 치의 전진도 없는 기념사를 할 수 있느냐"고 했다. 새정치회의가 바라보는 김대통령의 대북정책은 한마디로 오락가락, 갈팡질팡이라는 것이다. 원칙.기준도 없이 고자세와 저자세를 왔다갔다하다 결국 "쌀주고 뺨맞고 사과하는 지경에 까지 이르렀다"는 것이다.김위원장은 광복 반세기를 맞는 시점에 통일문제에 대한 비전제시가 전혀없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오늘의 남북관계 경색을 타파하고 평화와 단계적 통일로 갈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이를 "이 정권에대북정책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위원장은 또 자신의트레이드 마크로 '잘못' 비친 강경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해 유화제스처도 사용했다. "정부와 협의없이 돌출행동으로 북한을 방문해 북한인사를 만나는 행동은 북한의 오판을 부를 수 있다" "대북정책의수립과 집행은 정부로 일원화돼야 한다"는 등의 말은 이런 기조에서 출발한다.

그의 통일론에는 유화론과 더불어 현실론과 신중론도 엿보인다. 김위원장은 지난 11일 미국무부 브라운 한국과장을 만난 자리에서 "북한의 개방은 불가피한 것인데 남한정부가 자꾸 서두르고 있다. 북한이 스스로 개방하면 좋고 그렇지않으면 기다려야 한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이는 자신의 신중론을미국측에 전달하려는 의도도 깔린 것이다.

새정치회의가 수시로 정치쟁점화 돼온 국가보안법폐기문제에 있어서도 일방적인 폐기만이 아니라북한의 대표적인 악법으로 통하는 신형법개폐를 조건으로 내거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도 김위원장의 대북 신중유화론에 근거한 것으로 보인다.

〈이동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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