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통계로 본 '한국30년, 세계속 분야별 현주소

"빈곤한 나라에서 국민총생산 계산은 대체로 통계학적 상상력의 연습이기쉽다. 비록 계산이 정확할지라도 국민총생산 그 자체는 복지에 관한 아주 빈약한 도구일 뿐이다"미국의 경제학자 케네스 볼딩의 이 말은 '빈곤한'이라는 단어만 빼면 지금의 우리나라에 그대로 들어맞는다. 지난 30년간 우리나라는 경제적으로는 엄청난 성장을 이룩했으나보건 복지 노동 교육 문화 등 삶의 질에 있어서는아직도 초라한 모습을 벗지 못하고 있다.

17일 통계청이 각종 국제통계자료를 바탕으로 작성, 발표한 '통계로 본 세계와 한국'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지난 30년간 평균경제성장률 세계 3위를 기록, 93년 국민총생산(GNP)과 교역규모 모두 세계 12위에 올랐다.또 현재 국내총생산(GDP)에 대한 투자비중(93년 35.1%)은 매우 높고 15~64세의 노동력인구가 부양해야 하는 유·노년 인구가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어 앞으로의 성장 잠재력도 큰 것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인구 10만명당 의사수는 1백17명으로 선진국의 절반 이하이며 국민학교 교사 1인당 학생수는 31명(93년), GNP에서 교육비가 차지하는 비중도4.4%(92년)로 선진국은 물론 태국 말레이시아 등 개도국에도 못미치고 있는것으로 나타났다.

또 제조업의 주당 평균근로시간은 49시간(92년)으로 세계에서 가장 길고근로자 10만명당 노동재해율도 19명(92년)으로 요르단, 체코와 함께 최상위권에 속하고 있다.

또 인구 10만명당 간암사망률은 남자 35.2명 여자 11.8명(92년)으로 세계1위이며 중앙정부 세출 가운데 사회보장 및 복지비는 9.3%로 선진국 수준(20~50%)보다 크게 낮았다.

각 분야별로 우리나라가 서있는 현주소를 알아본다.

◆경제규모

93년 GNP는 3천3백8억달러로 12위, 1인당 GNP는 7천5백13달러로 세계 32위, 달러화 1단위로 살 수 있는 재화를 기준으로 환산한 구매력기준 1인당GNP는 9천8백10달러로 세계 33위였다. 지난 65년부터 92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은 8.9%로 홍콩(11.7%, 73년~93년), 대만(9%) 싱가포르(8.8%)와 함께 세계최고수준이었다.

◆교역·국제수지

93년 우리나라의 교역량은 1천6백60억달러로 세계 12위, 1인당 교역량은23위였다. 수출상품은 전기기계,섬유·의복, 운수장비 등 3개 품목이 전체수출의 52.5%를 차지했고 수입상품으로는 기계(30.7%) 원유(11.7%) 금속·금속재료(7.8%)가 주류를 이뤘다. 92년 합성섬유직물과 의류부속품 수출에서세계 1위를 차지했고 TV수상기, 녹음 및 음성재생기, 트레일러, 선박은 세계2위, 전자집적회로 3위, 신발 4위, 의류 5위 등 10개 상품류가 세계 5위 안에 들었다. 외환보유고는 93년 현재 2백2억6천2백달러로 18위, 1년 이상 장기 공적 해외부채는 91년 2백95억8천2백만달러로 8위였다.

◆물가·가계

88~93년중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연평균 6.9%로 선진국(2.3~5.7%)은 물론대만(3.9%), 싱가포르(2.8%), 말레이시아(3.6%), 태국(4.9%)보다도 높았다.92년 쌀값은 1㎏당 1·82달러로 일본(3·65달러)보다는 싸지만 중국, 인도네시아, 태국 등 주요 쌀생산국가보다는 4~10배가 비싸고 미국, 아르헨티나, 호주, 뉴질랜드보다도 훨씬 높은 편이었다. 쇠고기는 1㎏에 19·86달러로 일본, 이란, 독일,노르웨이, 핀란드 등 일부 국가보다는 쌌지만 나머지 국가들보다는 2~12배까지 비쌌다.

◆산업(에너지소비 포함)

93년 농가인구는 전체인구의 12.3%, 농업종사자는 경제활동인구의 14.3%로선진국의 2~6%보다 훨씬 높았다. 93년 제조업 종업원의 1인당 생산액은 11만5백달러, 부가가치는 4만6천달러로 대만, 홍콩보다는 높고 일본 등 선진국들보다는 낮다. 93년 화학섬유생산량은 미국, 대만, 중국, 일본에 이어 5위였으며 자동차용 타이어는 5~6위, 합성고무는 9위였다. 시멘트 생산량과 1인당소비는 6위와 9위, 철강생산량과 1인당 소비는 각각 6위였다. 94년 전자부분생산은 2백83억5천만달러로 세계총생산액의 3.9%(6위)를 차지했다. 부품과가전기기 2개부문이 전체의 73.7%를 차지한 반면 고도의 핵심기술이 필요한자료처리장치, 제어기기, 의료 및 산업용전자기기 등은 미미했다. 전자부문수출은 92년 1백85억4천만달러로 8위(세계 총수출의 4.6%)였으나 부품, 가전을 제외한 나머지 부문은 10위권 밖이었다.

◆인구구조

60대 이상의 노령층이전체인구의 9%에 불과해 노동력 인구의 부양부담이매우 가볍다. 노동력인구(15~64세)에 대한 유년(0~14세) 및 노년(65세 이상)인구의 비율을 나타내는 총부양비가 40.6%로 세계에서 가장 낮고, 국민을 나이순으로 일렬로 세웠을때 중간에서는 사람의 나이인 중위연령도 29.2세로선진국 평균 34.8세보다 5.6세나 젊다. 출생률은93년 1천명당 15.3명으로일본(9.3명), 노르웨이(14명)보다는 높고 미국(16명)보다는 다소 낮다. 평균수명은 남자 67.7세 여자 75.7세로 대부분의 선진국들보다 매우 낮은 수준이다.

◆교육

93년 국민학교 교사 1인당 학생수는 31명으로 미국(15명), 캐나다(17명),덴마크(11명), 프랑스(16명), 일본(20명) 등 선진국은 물론 말레이시아(20명), 태국(17명) 등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인구 10만명당 전문대이상 학생수는 4천5백40명(92년)으로 캐나다, 미국에 이어 세계 3위이고 초등교육 이상 취학률도 상당히 높은 편이지만 교육투자는 매우 열악하다. 92년 GNP에서교육비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4.4%로 역시 선진국은 물론 대만(5.7%)이나말레이시아(5.5%)보다도 낮다.

◆보건

3년 인구 10만명당 의사수는 1백17명으로 선진국들보다 크게 부족하다. 간암사망률은 남녀 모두 1위, 위암사망률은 남자 3위 여자 4위, 고혈압성 질환사망률은 6위와 7위, 만성간질환사망률은 3위와 11위였다. 교통사고 사망률도 높아 여자는 세계 1위, 남자는 3위였다. 보건의료비 지출도 낮아 90년GDP에서 차지하는 보건의료비 지출 비중은 6.6%로 영국(6.1%), 일본(6.5%)보다는 약간 높았으나 대부분의 선진국들보다는 상당히 낮았다.◆노동

85년~92년 사이 제조업 실질임금 증가율은 연평균 10.1%로 대만(11.5%)에이어 세계 2위였다. 그러나 주당 평균근로시간은 92년 49시간으로 대만(47시간)보다 2시간이 많다. 전산업 근로자 1천명당 재해를 입는 근로자의 비율인노동재해율은 0·34%로 미국(0·02%), 영국(0·01%) 등 선진국은 물론러시아(0·13%), 싱가포르(0·15%), 홍콩(0·10%) 등보다도 훨씬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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