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심상찮은 미·중관계

미국과 중국간 신경전이 '견제'수준을 넘어 미묘한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엊그제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미국이 직간접으로 개입할 것"이라는 보도가 흘러나온데 이어 발표된 "이는 지극히 가상적 상황을 전제로 한발언"이라는 미국무부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양국간 '냉전'은 도를 더해가는느낌이다.이같은 분위기는 미국내 언론보도에서 쉽게 감지할 수 있다. 뉴욕 타임스는 22일자 사설에서 중국의 대만위협을 성토한뒤 "중국의 지속적인 군사도발은 미국으로 하여금 하나의 중국정책을 재고하도록 할 수 있다"고 지적한뒤"중국과 미국과의 관계는 무력시위를 인정하는 토대위에서는 구축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신문은 23일에도 중국문제에 대해 언급, "중국의 무력시위가 이웃나라들에게도 큰 위협이되고있다"고 말하고 "이는 중국과 대만관계뿐만 아니라 중국과 미국관계에도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수 있다"고 경고했다.워싱턴포스트와 워싱턴 타임스지도 요즘 며칠간 중국의 군사훈련과 대만위협을 비난하면서 근래 보기 드물게 클린턴 행정부의 단호한 결단을 촉구하고나섰다.

사실 지난 17일 중국이 지하핵실험을 강행했을때만 해도 미국은 의외로 별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중국핵실험에 대해 백악관이 "유감으로 생각한다"는정도였고 언론들도 이렇다할 비판을 하지 않았다.

미국의 이같은 반응은 지난달 프랑스의 핵실험 계획에 대해 "시대착오적인발상"이라며 강력히 규탄했던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었던 것.이는 미국의 대중국 단기전략이 기본적으로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면서 중국의 불필요한 반발을 무마시키고, 나아가 대중무역에서 이익을 챙겨보자는데 있음을 연상케할 정도였다.

물론 양국간 마찰이 없지않은 것은 사실이나 우선은 중국과 대립해서 이로울게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이 보는 미국의 전략이다. 최근 중국의 미사일발사 훈련을 비롯, 중국계미국인 인권운동가 해리 우 체포사건등으로 미국은신경이 몹시 예민해졌으나 그런대로 참을만한 수준이었고 중국과의 관계개선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중국의 대대만 위협이 강화되면서 미국과 중국관계가 심상치 않다.언론의 클린턴 행정부에 대한 '강력한 대중국 대응'요청이 어떤 모양을 띠게될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이 중국을 구소련 붕괴후 세계 헤게모니 쟁탈전의 상대로 보고 있음을감안하면 이같은 우려를 더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다툼시대로 접어드는 것같은 요즘분위기이다. 〈뉴욕·최문갑특파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