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위성 쇼크가 국내에 일파만파를 던지고 있다. 지난 5일 발사된 무궁화위성이 아직도 우주상공을 헤매고 있는 바람에 정부의 우주개발 중장기사업이 전면 보류되는가 하면 정보통신부등 주무부처와 사업주체인 한국통신이 궁지에 몰려있다.이번 무궁화위성사고는 한국최초의 통신위성으로 기대를 모은데다 경미한 '사고'라도 강한 거부감을 갖고 있는 국내분위기로 인해 예상보다 훨씬 더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셈이다.
무궁화위성의 경우 수명이 몇년 단축되었을뿐 원래 임무를 수행할수 있어 큰 사고라고는 할수 없다. 사실 우주는 각종 사고로 얼룩져 마치 '사고공화국(?)'을 연상시킨다.
86년 승무원 7명의 목숨을 앗아간 챌린저호 폭발사고를 들지 않더라도 위성이 실종되거나 발사도중에 폭발하는 사고가 적지않다. 우주의 환경은 그만큼 혹독하고 거칠기 때문이다. 낮과 밤의 온도변화가 수백도에 달하고 무중력 고진공상태에서 일어나는 갖가지 우주환경은 지상에 비할 바가 아니다.지금까지 전세계적으로 발사된 통신 방송위성은 각종 사고로 인해 7기중1기꼴로 무용지물이 됐다. 한국전자통신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64년정지궤도를 이용한 첫 통신위성인 미국싱컴3호이후 올해 1월까지 발사된상용 통신 방송위성은 모두 2백10기이고 이중 14%인 30기가 우주쓰레기로전락했다는 것이다.
이처럼 하이테크장비가 무용지물로 변해버린 이유는 로켓발사실패가 19기로 가장 많고, 원지점모터고장등 정지궤진입실패 6기, 궤도진입후 자세제어계및 태양전지판고장 5기등이다.
벌써 올해 들어서만 인공위성실패 사례가 여러 건이다. 지난 1월 15일일본의 가고시마 발사장에서 발사된 실험위성 '익스프레스'가 궤도진입에실패,행방불명이 됐고 그로부터열흘후인 26일에는 중국의 통신위성 아프스타2를 실은 장정로켓이 사천성 서장발사장에서 산산조각이 나버렸다.그후 3월28일에는 러시아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개조한 로켓으로 이스라엘의 탐사위성, 러시아의 인공위성등 3개의 위성을 발사했으나 발사10분만에 우주 저너머로 사라지고 말았다.
이들 사고는 기술수준이 상대적으로 처지는 일본, 러시아, 중국등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과학위성우리별1·2호를 발사했고, 세계상업용 인공위성의 50%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유럽우주기국(ESA)도심심찮게 사고를 내고 있다.
지난해 1월 남미 쿠루기지에서 인공위성 2대를 싣고 발사된 아리안로켓이 10분만에 대서양에 추락했고, 93년 화성탐사선 마르스옵서버실종, 92년방송통신위성 인텔새트 6호 궤도진입실패등의 경험을 갖고있다.이번에 무궁화위성을 발사한 델타로켓도 미국에서도 가장 신뢰를 받고 있던 발사체이다. 60년 5월 맥도널 더글라스사가 설계 제작한 이후 91년 5월까지 31년동안 모두 2백5회의 발사중에서 1백93회(94.1%)의 성공률을 갖고있고 특히 최근 5년간은 1백%의 성공률을 자랑해왔다. 한국통신내부에서도"재수가 없었다" "운이 나빴다"라고 얘기할수 있는 것도 이같은 이유를 바탕에 깔고 있다.
채연석박사(한국항공우주연구소)는 "원지점모터의 고장이 잦아 이 부분에 대한 고장여부를 점검하는 것이 관심사였으나 무궁화위성의 경우 엉뚱하게도 고장이 거의 없던 추력보강용 로켓 9개중 하나가 작동이 되지 않았다"며 "우주사고는 예측할수 없는 곳에서 나타난다는 사실을 이번에도 입증했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를 놓고 정부는 물론 관계자모두가 우왕좌왕할 것이 아니라 과연우리나라가 이번 발사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던 가를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는 자성의 소리가 나오고 있다.
기술력이 없는 우리나라가 인공위성의 제작은 물론, 발사부터 정상운영까지의 전과정을 미국등 외국기술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다시한번 새겨볼 시점이라고 했다. 〈박병선기자〉
댓글 많은 뉴스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