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음력 8월15일)은 3천만명의 대이동이 예상되는 민족 최대 명절 추석이다.설이 명절 아닌 나라는 없지만 추석은 우리나라 고유의 명절로 길쌈놀이와달맞이, 강강술래와 같은 농경사회의 세시풍속이전해오지만 산업화, 정보화, 도시화 사회로 바뀌면서 맥이 끊어지고 사라져가는 추세이다.'한 장동안 못봤다'고 하던 장날(5일) 기준 생활주기가 일주일 단위로 바뀌고 일과 여가개념이 자리잡으면서 전통 명절개념조차 여가개념으로 바뀌는경향을 보이고 있다. 올해도 미리 성묘나 고향나들이를 끝내고 해외 휴양지나 국내 호텔 콘도등에서 추석을 보내려는 예약객들로 만원을 이루고 있으며시골에계신 부모들이 도시에 사는 자녀들에게로 가서 거꾸로 추석을 쇠는신풍속도까지 그려지고 있다. 또 귀향길 교통전쟁은 고향에서조차 집안이나이웃간에 '풍요와 나눔' 대신 차례를 지내고 돌아서면 귀경길을 걱정해야하는 사태를 낳고 있다.
이에대해 민속학자 김택규교수(대구향토문화연구소장, 영남대 명예교수)는 "산업사회로 진전되면서 전통풍속은 사라지고 산업사회에 걸맞는 새로운 세시풍속은 자리잡지못한 전환기에서 빚어지는 현상으로 일과 여가개념이 명절개념과 혼돈되고있다"고 밝히고, 고려시대에 9대 속절, 조선시대에4대(혹은 5대) 명절을 쇠다가 요즈음 정월대보름, 단오, 백구등이 거의 사라지고 2대명절(설 추석)정도로 줄어드는 것은 산업사회의 자연스런 현상이라고 진단한다.
올해는 추석 다음날이 일요일이어서 추석연휴가 하루 짧아졌는데 김교수는 "설은 어느나라나 다 있는만큼 설보다 추석에 연휴를 집중 배치하여 생산주기와 명절주기를 일치시키면 현대 산업사회에 맞는 세시풍속이 자연히정착될것"이라고 강조한다.
추석의 유래를 밝히는가장 오래된 문헌인 '삼국유사'에 따르면 한가위는삼국시대 '길쌈놀이'에 그 연원을 두고 있다.
신라 제3대 유리왕이 6부를 정한 뒤에 2부로 나누어 두 왕녀로 하여금 부내의 아녀자들을 거느리고 '길쌈놀이'를 하게했다. 음력 7월 기망(음력 열엿샛날)부터 날마다 일찌기 두 패가 넓은 마당에 모여 길쌈을 시작하여 밤늦게까지계속하는데 음력 8월 보름까지 어느편이곱게 많이 짜느냐에 따라승부를 가린다. 이때 진편은 술과 갖가지 음식을 장만하여 이긴 편을 대접하고 이어서 온갖놀이도벌이니 이를 '가배' 또는 '가뷔'라 했다는 것이다.'가배'가 한가위의 옛말임은 이 방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지만 실제로는 훨씬 거슬러올라가서 이 땅에서 조상들이 농사를 짓기 시작했던 아득한원시 공동체사회로까지 소급된다. 한해의 농사를 마칠 무렵, 달 밝은 밤에무한히 둥근달에 고마움을 표했던 농경민족들의 유습이 전해지고 있는 것이다.
달 밝은 밤의 민속놀이로는 먼저 강강술래가 떠오른다. 이 놀이의 연원을임진왜란때 충무공 이순신이 펼친 의병술로부터 비롯되었다는 설도 있지만원무형식의 겹춤(집단무용)은 가장 원초적인 춤형태의 하나로 해석되는 것이다.
'…하늘에는 별도 총총/강강술래
이웃좋고 동무좋네/강강술래
솔밭에는 솔잎도 총총/강강술래
달 가운데 노송나무/강강술래…'
앞소리꾼의 메김소리를 받아 일제히 외쳐대는 강강술래의 낭랑한 가락은바로 민중의 애환을 그대로 담고있고, 손에 손을 잡고 한없이 돌아가면 몸도 마음도 하나로 되어 무아지경에 이르렀던 강강술래도 직접 체험의 기회는사라지고 TV에서 눈요기나 할 뿐이다.
"옛날에는 명절때마다 이웃에 음식을 나누는 '반기'를 잊지않았는데 지금은 이것이 간곳없다. 문닫아 걸고 식구끼리만 명절음식을 즐기는 것이 아니라 '반기 목판'에 예쁘게 담아 조금씩이라도 고루 이웃에 나누고보면 또그만큼이웃으로부터 들어오게 마련"이었다는 민속학자 심우성씨는 "한가위가 너와 내가 서로 얼싸안는 나눔의 명절"이라고 강조한다.경북대 유명기교수(고고인류학)는 대구시민들이 외국인근로자들을 추석명절에 가정으로 초청, 음식을 같이 먹으면서 우리 생활문화를 느끼게하는 '포스트페밀리'에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한다.
〈최미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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