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권력의 언론탄압**지금으로부터 꼭 40년전인 1955년 9월14일 오후4시25분경 당시 대구시 태평로에 있던 매일신문사에 곤봉과 큰 해머를 든 괴한 20여명이 난입하여 욕설과 고함을 지르며 공무국의 문선케이스를 비롯하여 인쇄기재및 통신시설,그리고 공장내부를 닥치는대로 파괴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괴한들은 만류하던 직원들을 곤봉과 주먹으로 구타하는 한편, 지방에 발송하려고 준비중이던그 날짜 신문도 탈취하였다.
일부는 2층사무실의 집기를 부수고 기물을 파손하는 등의 난동을 부렸다.약10분간에 벌어진 일이었으나 사전에 치밀한 계획을 세웠던듯 조직적으로움직이며 난동을 부렸으므로 피해상황은 컸다. 이것이 매일신문에 대한 백주테러사건의 개요이다.
이 테러사건은 전국의 언론계는 물론 당시 한국사회에 큰 파문을 일으켰으며 국회에서 진상조사단까지 구성하여 정치적으로도 여야간에 정쟁으로 발전하였던 사건이다.
이 사건의 직접적인 도화선이 된 것은9월13일자에 실린 '학도를 도구로이용하지 말라'라는 사설이었다. 당시 임병직 주UN대사가 대구동촌비행장에도착할 것에 대비해 당국이 수백명의 중.고생들을 연도에 도열시켰던바 비행기 연착과 늦더위로 학생들이 쓰러지는 사태가 발생하자 이를 꼬집는 내용이었다.
사설을 집필한 최석채주필은 구속되어 30일동안 철창신세를 진뒤 석방되었으나 국가보안법 제4조 위반으로 기소되었다. 혐의는 문제된 논설의 내용을북한의 평양방송이 인용하여 선전에 사용하였고, 적성감시위원단의 사기를높여주어 국헌을 문란케 하였다는 것이었다.
재판부는 1심에서 최주필의 무죄를 선고하였다. 이어서 고법에서도 패하자검찰은 대법원에까지 상고하였으나 이듬해인 1956년 5월8일 대법원 전원 합의하에 피고의 무죄를 확정함으로써 종결되었다.
이 사건은 두말할 필요없이 당시의 정치권력과 결탁한 과잉충성분자들의난동으로 전형적인 언론탄압사례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최주필이 구속되던 날 경북도경 간부가 '백주의 테러는 테러가 아니다'라고 한 발언과 내무차관의 '테러는 주야간 구별이 없다'는 해명발언은당시의 유행어가 되어 입방아에 오르내리기도 했다.
**'언론자유'투쟁 촉발**
한 지방신문의 용기있는 투쟁이 폭력을 앞세운 권력을 굴복시키고 승리를거둔 이 사건은 우리나라의 정치및 언론사적으로 보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하겠다. 그 의미를 정리하면 첫째 언론자유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되었고언론자유수호를 위한 투쟁을 크게 고무시키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즉 이 사건은 전국의 많은 신문들이 단순히 한 지방신문에 대한 탄압이 아니라, 독재권력의 언론탄압으로 규정하고 대서특필로 규탄하고 나섬으로써 언론계 내부의 결속을 강화하게 되었다. 또한 언론자유의 중요성과 민권의식을 국민들에게 심어주는 기회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둘째 자유당정권의 몰락을 재촉하고 2.28의거와 4.19혁명을 유도하는 원동력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당시는 이승만정권이 일당독재체제를 구축하기위해 야당에 대한 탄압과 언론통제를 강화하고 있던 시점이었다. 이 사건으로 인하여 구한말부터 일제치하를 거치는 동안 저항적 특성을 지녔던 우리언론은 자유당 정권에 비판의강도를 높이게 되었으며 동시에 권력은 언론을 더욱 탄압하게 되었다.1955년의 매일신문테러사건과 1959년의 경향신문 폐간사건은 자유당정권의몰락을 재촉한 최대의 언론탄압사건이었다.
셋째 한국언론사에서 필화사건이 대법원까지가서 판결을 받는 첫 케이스였다는 점이다. '건설적 비판은 할수 있으므로 사설에 범법행위는 없었으며 괴뢰를 자진 방조했다고 인정할수 없다'는 요지의, 권력의 무분별한 언론탄압에 쐐기를 박는 판례를 냄으로써 우리 언론법제사의 자랑스러운 기록으로 남게 된 것이다.
**정론직필 새위상 정립**
넷째 매일신문 발전의 기틀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을 들수 있다.매일신문은 테러사건이 있기전보다 발행부수가 크게 늘어났으며 이후 수난을전화위복으로 삼아 발전을 거듭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당시 권력에 굴복하고 곡필로 돌아 섰다면 아마 오늘과 같은 매일신문은 존재하지 않을지도모를 일이다.
매일신문테러사건 40주년을 맞아 격세지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으며, 이같은 역경을 반추해 보면서 정론직필로써 지역주민들에게 봉사하고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지방지로서의 역할과 위상을 재정립해 나가는 기회로 삼았으면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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