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파산상태'유엔이 처한 현재의 상황을 이같이 표현하는데 이의를 다는 이는 없다. 특히 이 표현은 부트로스 부트로스 갈리 유엔사무총장이 최근들어 부쩍 '애용'하며 유엔의 위기국면을 설명하고 있는 말이기도 해 이채롭다.유엔의 운영전반에 대해 책임지고 있는 사무총장이 유엔의 '치부'를 드러내는 표현을 숨김없이 쓰고 있는걸 보면 유엔의 어려움이 어느정도인지 알만하다.
부트로스 갈리 총장의'파산'이란 표현은 직접적으론 "유엔회원국들의 실질적인 재정지원이 없으면 유엔의 여러가지 목표달성이 어려워 질것"이라며덧붙여졌다. 유엔회원국들의 유엔에 대한 체납액이 8월말현재 26억달러(2조2백억원)에 달해 유엔은 일을 하고싶어도 못하게 됐다는 것이다.그러나 유엔의 파산지경이 재정적인 면만을 나타낸게 아니라는데 문제의심각성이 있다. 유엔의 재정난이극도로 심해 유엔의 기능회복이 어려울 정도로까지 방치한 국제사회의 무관심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여기에다 유엔은 '국제평화안보의 유지'라는 제1의 임무를 수행하는데도한계를 드러내며 유엔의 기능과 역할에 회의를 품게 했다. 유엔군은 보스니아사태에서 세르비아의 인종청소사태를 효과적으로 봉쇄하지 못했을뿐 아니라 인질로 잡히기도 했으며 소말리아에서는 20억달러를 쏟아붓고도 도망나오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사실 유엔은 창설초기부터 질곡의 수난사였다. 유엔은 창설되자 마자 시작된 미.러시아(구 소련)간 치열한 대결의 장이 되어버렸다. 국제적 협력을 통한 국제분쟁의 해결이라는 헌장정신은 밀려나고 서방세계의 자동적 다수에의해 지배되더니 60년대 후반부터는 제3세계국가들의 집단투표행위에 따른이른바'다수의 횡포'에 시달렸다.
이어 80년대에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세계의 '반유엔'또는 '탈유엔'의 움직임으로 '중년의 고충'까지 겪었고 90년대엔 구소련 붕괴후 도래한 탈냉전시대의 각종 분쟁에 제대로 손을 쓰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엔에 대해 비관적이거나 무조건 냉소적이어서는 안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탈냉전의 국제질서를 희망하면서 신질서 구축의 중심체가 될 유엔을 도외시한다는것은 자기모순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유엔이 그동안 제기능을 충실하게 다했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그렇다고그 역할을 무시해서는 곤란하다고 봅니다. 끊임없이 돌출하는 국제문제를 유엔이 도맡아 처리하기는 근본적으로 불가능합니다"
한국유엔대표부 임홍재참사관은 유엔에대한 비판론에 이같이 말하고 "유엔을 시대흐름에 맞게 개혁하고 각국의 유엔참여를 여하히 극국대화하느냐가중요하다"고 덧붙인다.
탈냉전시대에 유엔이 관심을 기울여온 사안들도 적지않다. 리우 환경정상회담(92년), 비엔나 세계인권회의(93년), 카이로 세계인구회의(94년), 코펜하겐 사회개발정상회의(95년), 베이징(북경) 여성회의(95년)등.유엔의 '파산상태'를 세계가 걱정하는 것 자체도 유엔의 상징성내지 중요성이 그만큼 크다는 반증이다. 미국의 전문여론조사기관인 타임 미러센터의최근 여론조사에서도 미국민의 다수가 아직도 유엔을 지지하고 있고 70%정도가 미국이 유엔에 전적으로 협력하기를 바라는 것으로 나타났다.결국 유엔의 그동안 임무수행이 미진했음에도 불구하고 유엔에 대한 세계인의 기대는 결코 줄지 않고 있으며, 유엔의 역량을 높이는데 기여하고자 하는 의지를 유엔반세기를 돌아보며 세계인들이 다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유엔본부.최문갑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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