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14대국회는 마지막 정기회기를 맞아 국정감사가 한창 진행중이다. 6·27지방선거뒤 4당체제로 세분화된 정치판은 이번 정기회기를 맞으면서 14대 국회를 '유종의 미'로 마감하겠다고 한결같이 국민앞에 다짐했었다. 그러나 회기초부터 4당4색의 분란만 보일뿐 생산적인 모습은 볼수 없는 구태의연이다.*쟁점화된 2중당적
이같은 와중에 아직 민주당을 탈당하지않고 몸만 새정치국민회의로 가 있는 12인의 전국구의원에 대한 2중당적문제가 또다시 쟁점화돼 정파간에 얽히고 설킨 입씨름을 벌이고 있다. 이들의 문제가 다시 부각되면서 정치인의 도덕성이 과연 이래도 되는지 한탄섞인 반문을 하지않을 수 없다.이들은 이미 국민회의가 창당될때 14대국회 정기회기가 끝날때까지 민주당에 남아있겠다고 밝히면서 한차례 곱지않은 여론의 눈총을 받았는데 또다시이들의 처신이 쟁점화된 것은 이들 스스로 자신이 2중당적자임을 입방아찧은때문이다. 이들중 일부는 국정감사장에서 자신의 당적이 국민회의라고 공공연히 밝히고 이런 사실이 속기록에도 기록된 상태라는 것이다.이들이 민주당적을 버리지못하고 몸만 국민회의로 간 것은 전국구의원이당적을 변경할 경우 의원직을 내놔야한다는 통합선거법규정때문이다. 의원직을 유지하기위해선 밥은국민회의에서 먹더라도 잠은 민주당에서 자야만 했다. 이처럼 실리만을 위해 명분을 마구 짓밟고 있는 것이다.*동가식 서가숙의원
이들가운데 국정감사장에서 자신이 민주당적을 갖고 있다고 밝힌 사람은단 한사람뿐이었고 나머지는 민주당원이라는 사실을 밝히지 않았을 뿐아니라적극적으로 자신이 국민회의소속이라고 강조하는 사람까지 있었다니 국회의원으로서 이같은 처신을 해도 되는지 상식적으론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다.
통합선거법 192조는 '전국구의원이 당적을 이탈, 또는 변경하거나 2이상의 당적을 가지고 있을때는 퇴직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을 근거로민자당대변인은 민주당적을 가지고 국민회의 소속이라고 공표하고 다닌 의원은 2중 당적자임을 자인한 것이므로 당연히 의원직을 내놔야하며 중앙선관위는 이문제를 조사해 조치하라고 요구했다.
지난 4월 삼성그룹 이건희회장이 북경에서 '지금 우리의 수준을 국제수준과 비교할때 정치인은 4류, 관료행정은 3류, 기업은 2류'라고 지적한 적이있다. 국내에서 큰 파문을 일으켰던 이같은 이회장의 북경발언가운데 '정치인은 4류'라는 지적에 대해선 많은 국민들이 같은 생각이라는듯 고개를 끄덕인 분위기였다.
정치인에 대한 혹평은이회장의 북경발언이전에도 흔히 있었고 많은 국민들도 그렇게 생각해온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우리정치인들은 아무리 혹독한질책을 받아도 자신의 행위는 어디까지나 정당하다고 주장하지 잘못을 시인하는 경우는 보기 힘들다.
*상식은 안벗어나야
2중 당적시비에 말려있는 전국구의원들의 입장을 두둔하고 있는 국민회의대변인은 '법이 잘못돼 있어 그렇다'고 주장하고 있다. 법을 만드는 국회의원으로서 '악법도 법이다'는 준법정신의 기본을 안다면 잘못된 법은 고치도록 해야지 그것을 위반해서는 안될 것이다. 자신의 잘못을 법의 잘못으로 탓하며 정당화한다면 이것이 바로 '4류 정치인'인 것이다.
지금 다수의 국민들은전국구의원 12인의 처신을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철저한 도덕적 정치는 어렵다고 해도 최소한 상식을 벗어난 정치는 하지말아야할 것이다. 아무리 실리가 크다해도 명분없는 것이라면과감히 버릴 수 있는 정치인을 국민들은 원하고 있다. 12인의 전국구의원이국민들에게 던져준 실망은 적지않다. 정치인들은 더이상 4류라는 소리는 듣지않아야 될 것이 아닌가.
〈본사논설위원·김정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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