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빠엄마일기-우리집 환경파수꾼

요즘은 설거지를 할때도, 머리를 감을 때도 아들녀석의 눈치를 살피게 된다.올해 국민학교 3학년인 아들 지원이는 어느새부터인가 일일이 간섭하고 참견한다. "엄마, 머리감을때 샴푸 쓰지마세요. 비누로 감고 식초 몇방울 떨어뜨려 헹구면 머리도 윤이 나고 정말 좋아요. 비누로 감으면요 첫째 물절약되지요, 둘째 환경오염 줄일 수 있지요, 셋째 샴푸 안사게 되니 돈절약되지요 얼마나 좋아요. 쓰레기도 아무렇게나 버리지말고 꼭 분리수거하셔야 해요"

어디 환경단체에서라도 나온양 일장연설을 하는데 웬지 듣기싫지가 않고기특하고 대견스럽기만하다. 그래 우리 지원이 바람대로 앞으론 절대 샴푸안쓰고 물 아껴쓰고 재활용품 잘 모으는 엄마될께요.

그런데 정말 아들녀석의 말대로 비누로 머리감고 식초 몇방울로 헹구니 머리카락이 반질반질 윤이 나는게 정말 좋았다.

녀석 제대로 알았네, 그래 지원아 어른들이 잘못하여 환경을 오염시켰지만너만은 지금과 같은 옳은 마음가짐으로 훗날 꼭 깨끗한 환경을 만드는 사람이 돼야한다 알았지.

나하나쯤 안버리면 어때라는 생각에서 요즘은 나하나 안버리면 조금이라도환경이 깨끗해질거야라는 쪽으로 생각이 바뀌었다. 여섯살짜리 딸 혜리도 제오빠를 닮았는지 똑같은 소리를 한다. "엄마, 물 아껴쓰고 비누 많이 쓰지마세요" 그래, 기특하고 사랑스런 녀석들아, 이 엄마 명심할께요.(대구시 서구 평리3동 1081의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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