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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푸른나무(240)-강은 산을 껴안고(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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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도 서로 말을 한다면 어떻게 생각해? 나무들끼리만 알아들을 수 있는말을". 시애가 "그건 거짓말이예요. 선생님한테 그런 말을 했담 혼나요"하고말했다. "나도 선생인데?" 아버지가 말했다. "선생님이 왜 거짓말을 해요?""거짓말이 아니란다. 정말 나무는 나무끼리 대화를 나눠. 그 증거를 대볼까.특히 뿌리로 대화를 나누는데, 땅 밑을 살펴보면 뿌리들이 서로 얽히지가 않아. '이쪽은 내 터이니 이쪽으로 네 뿌리를 뻗지 마'하고 말하니깐. 실뿌리가 그렇게 많아도 서로 얽히지 않지. '그쪽으로 뿌리를 뻗으면 안돼. 바위가있어. 나도 혼났지. 이쪽으로 뻗으봐. 물끼가 있어. 아마 저 아래쪽에 지하수가 지나가나 봐' 다른 나무 뿌리가 다른 나무 뿌리에게 이런 소식도 알려줘. 그래서 어떤 곳에 땅을 파보면 모든나무 뿌리들이 한쪽으로만 뻗어있어. 물끼나 양분이 있는쪽으로 말야. 이런 증거는 예수님이 죽은지 사흘만에 살아나셨다는 부활의 기적보다 훨씬 설득력이 있지. 그래도 내 말이 거짓말이냐?" 아버지 말에 시애는 말하지 않았다.수수밭 사잇길로 지날 때이다.동네 쪽에서 나를 부른다. 짱구 목소리다.나는 뛰어간다.

"어디 갔다 와?"

"갔다 왔어. 솔바위에"

"할머니가 깨어나서 널 찾아. 울며 불며 야단이야"

"괜찮아?"

"정신이 돌아오셨어"

"예리는?"

"너와 함께 있잖았니?"

"있잖았어. 저기로"

나는 솔바위 쪽을 손가락질 한다.

"어딜 갔을까. 미친 년. 가나 오나 말썽이냐. 빼버리는 건데"짱구가 집 쪽으로 걸음을 돌린다.

점심밥을 먹은 뒤에도 순옥이가 안온다. 어떻게 된 것 아냐, 하며 짱구가걱정을 한다. 해가 옥갑사 쪽으로 기운다. 그때까지도 순옥이가 안온다."내 여량으로 나갔다 올께"

짱구가 차를 몰고 나간다. 땅거미가 내릴 때야 짱구가 돌아온다. 순옥이를못 찾았다는 것이다. 순옥이 대신 여러 사람이 싸리골로 밀려들었다. 추석을쇠러 왔다. 싸리골을 떠났던 사람들이다. 어른들은 눈에 익은 사람들이다.아이들은 낯선 얼굴이다. 실례댁 아들 내외와 손자들이다. 한서방 아들 내외와 손자들이다.팔배아저씨 동생 칠배아저씨 내외들이다.창규, 정수도 왔다. 종순이도 왔다. 동네가 갑자기 객들로 부푼다. 모두 나를 보고 반긴다."네 어미야 어디 오겠냐. 올해도 시애는 오지 않나보다. 더 바라 무엇하랴. 시우 너 온 것만도 고마운데"

할머니가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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