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재외국민 안전 허술하다

지난주말 모스크바에서 일어난한국인 인질극은 매우 충격적인 사건이 아닐수 없다. 러시아특수부대원들에 의해 범인이 사살되고 인질 전원이 무사히구출돼 천만다행이었지만, 이 사건이 우리에게 남겨준 교훈은 곱씹어봐야할과제다. 외국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귀중한 목숨을 잃는 참변을 당한 사례는 지금까지 적지않은 실정이지만 이번처럼 집단적으로 인질로 잡혀 위기를당한적은 없었다.현재 우리나라의 해외여행자들은 해마다 크게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며 여행지도 광범하게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몇년전까지만 해도 여행은 생각지도 못했던 세계곳곳 오지에까지 한국인들의 발길이 들어가고 있을만큼 우리의 해외여행객들은 크게 늘고, 가는 곳도 무척 넓어졌는데 이에대한 여행객들 스스로의 안전의식이나 여행알선업체들의 책임있는 사명의식이 확대되는해외여행추세를 따르지 못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이번 모스크바의 집단인질사건은 바로 이같은 우리의 해외여행에 대한 안일한 관행에서 빚어진 것이라해도 지나친 얘기는 아닐것이다. 러시아는 공산주의가 몰락한 이후 국내의 치안상태가 갈수록 악화되면서 이른바 '러시아마피아'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조직폭력이 극성을 부리는 가운데 각종 강력범죄가 해마다 크게 늘고있어 해외여행지로서는 가장 위험한 곳으로 꼽히고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는 실정이다.

러시아가 이처럼 위험한 곳이지만 이나라를 찾는 한국인들은 계속 늘고있는데 여행자나 여행사들이 위험에 대한 별다른 주의를 하지 않는 것같고, 이같은 상황에 신경을 써야할 관계당국도 별다른 대책이 없었던 실정이다. 그동안 러시아에서 한국인 여행자가 금품을 털리는 사소한 사건은 자주 일어났지만 대수롭지 않게 넘겨버린 것이 지금까지의 관행이었는데 이번에 너무 큰대가를 치렀다.

그동안 위험한줄 알면서 별다른 대책없이 흘러오던 정부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국민들의 해외여행에 대한 전반적인 안전점검을 하겠다고 밝히고 있다.꼭 무슨 일을 당한뒤에야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나서는 뒷북치는 정부의 안전관리정책을 이번에도 예외없이 보게돼 씁쓸한 기분을 감출수 없다. 이제부터라도 국민들의 안전한해외여행을 보장할수 있는 가시적인 대책을 마련하도록 정부는 서둘러야 한다.

하마터면 해외에서 대형참사를 당할뻔 했던 모스크바 인질사건은 다행히도위기를 모면했지만 별다른 피해가 없다고 해서 쉽게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반드시 이번 사건을 교훈으로 삼아 지금까지의 해외여행관행을 철저히 재점검해 버려야할 부분은 과감히 제거해야 한다. 국력향상으로 전세계 곳곳에서움직이고 있는 한국인들이 늘고있는 만큼 그들에 대한 안전문제는 더욱 중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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