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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매일신문 창간50돌 기획시리즈'영남의 젖줄'-첫 생태계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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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강 (하)금호강은 예전부터 대구사람의정서를 담고 있는 강으로 불리에졌다.그런데도 금호강은 이제 썩을대로 썩어 버렸다. 대구사람의 정서가 겨우 이정도라면 부끄러워 해야 하지 않을까.30대이상의 대구사람이라면 예전에 한번쯤놀러갔을 법한 금호강인근의 유원지는 모두 죽어버렸다. 이곳을 한번 찾아보면 옛추억도 제대로 더듬을수 없을정도로 황량하고 초라한 느낌만을 준다.경산시 하양읍 청천리의 청천유원지. 10여년전 버드나무가 무성하던 숲은온데간데없 고,시민들의 발걸음으로 붐비던 30여곳의 식당도 이제는 2곳뿐.환경이 좋지 않은데 누가 찾아 오겠는가.

이곳에서 15년쯤 살아온 대구식당의 송영숙씨(40)의 얘기다. "5~6년전만해도 물이 괜찮아 사람이 많이 찾아왔다. 그당시 슈퍼마켓을 했는데 하루에10만원어치의 빙과류를 팔기도 했다. 그러나 요즘은 이곳에 놀러오는 시민은아예 없다"

금호강과 함께 살아온 동촌,냉천,화원유원지등도 이곳과 비슷한 풍경을 연출한다. 아직도 구름다리가 걸쳐있고 놀이배가 떠있는 동촌유원지는 몇몇이나마찾는 시민들이 있어 그런대로 괜찮은 편이다.

36년간 동촌구름다리앞에서 장사를 해온 한 할머니(67)는 몇년전부터 추운겨울에도 얼음이 얼지 않는다고 귀띔했다. 상류쪽 공장등에서 나온 미직지근한 폐수가 수온을 상승시키기 때문이라는게 낙동강생태조사팀 이정호박사의얘기다.

금호강을 따라 대구방향으로 계속 내려오다 보면 동구 신암동 제1,2아양교와 만난다. 대구시민이라면 매일 목도하고 있는 사실이지만,강바닥은 지저분한데다 수풀과 이끼로 뒤덮여 맑은 강바닥은 찾을 길이 없다.제3아양교 아래에는 푸른 빛깔의 물위에 구겨진 신문지,거꾸로 쳐박힌 자전거,비닐등 쓰레기가 둥둥 떠나니고 있다. 강가 인근에는 드넓은 부추밭이있고 이를 수확하는 농민들의 모습은 진지하기만 하다. 대구시민이 먹는 부추의 대부분이 이곳 금호강가의 북구 복현동,검단동등에서 생산된다는 사실이 묘한 아이러니를 느끼게 한다.

팔공산에서 내려오는 동화천과만나는 무태교,시멘트로 복개해 강의 기능을 상실한 신천…. 그래도 이곳에는 낚시꾼들이 가끔 눈에 띈다. 이곳에서붕어를 잡으면 오염된 탓에 얼룩덜룩한 반점이 있지만 조공들은 즐겁기만 하다. 가끔 이곳에서 잡은고기를 먹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이런고기들은 중금속에 오염돼 사람이 먹고나면 체내에 축적되기 때문에 위험하다고 경고하고 있다.

팔달교를 지나면 그때부터 낚시꾼이 전혀 눈에 띄지 않는다. 고기를 잡으려해도 물이 너무 더러워 엄두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비산동 염색공단에서공단천을 통해 내려오는 시뻘건 색깔의 폐수는 위압감을 주기에 충분하다.저강물이 얼마후 낙동강과 합류해 하류쪽으로 흘러 내려가 사람들이 마실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면 기분이 과히 좋지 않다.

조사팀이 이달들어 금호강의 수질을 측정한 결과 아양교부근이 BOD(생물학적 산소요구량) 3~4ppm,무태교와 팔달교 4~5ppm,최하류의 강창교 7~8을 기록하고 있다. 3,4급수의 수준이다.

한때 강창교가 BOD 1백12ppm을기록한 적도 있었던 것에 비하면 그래도 많이 나아졌다는게 조사팀의 결론이다. 그렇지만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살고있는 곳이라면 BOD 1ppm이하 1급수의 깨끗한 물이라야 제격일 것이다.서구,달서구를 거쳐 내려오는 대명천,성서공단등을 거치는 공단천,월배 달비골에서 시작해 상인동을 거쳐 내려오는 진천천이 성서공단의 서쪽에서 만난다. 대구시민들이 사용하는 물 전체가 모이는 곳이다. 악취가 나고 토할것같아 1분이상 물앞에 서있을 수가 없다. 거대한 하수도라고 할수 밖에 없다.

이곳에서 물은 화원유원지 앞으로 흘러가 낙동강과 만나게 된다. 상처투성이 금호강의 끝부분이다.

대구시는 97년까지 금호강 전체를 정화처리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그러나 과연 금호강을 살릴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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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공 정치비자금에 대한 수사를 벌이고 있는 대검 중수부(안강민 검사장)는24일 신한은행 서소문지점의 비자금 4백85억원에 대한 입출금 경로를 밝히기위해 돈세탁 과정에서 거쳐간 10여개 시중은행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검찰은 특히 4백85억원이 조성되는 과정에서 수차례에서 많게는 수십차례씩 돈세탁이 된 사실을 확인하고 입금경로 파악을 위해 검찰 수사관 10여명을 추가로투입했다.

검찰은 최초의 신한은행 3개계좌와 연결된 금융권에 대한 추적이 가능하도록 지난 21일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았기 때문에 추가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지 않고 이날부터 곧바로 돈의 이동경로에 등장하는 시중은행에 대해 수색을 벌일 방침이다.

검찰은 또한 4백85억원중 이미 사용한 1백20여억원이 4차례에 걸쳐 인출된사실을 확인하고 이 돈의 사용처를 추적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검찰 관계자는 "아직까지 신한은행 4백85억원 이외에 계좌추적 과정에서돈이 고여있는 또다른 계좌는 발견되지 않고 있다"면서 "워낙 치밀한 돈세탁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입금경로만 파악하는데 최소 2주에서 1개월 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을 당시 동화은행 본점과 상업은행 효자동 지점도 수색 대상에 포함시키기는 했으나 이는 이들 은행에 대한의혹이 제기돼 연결됐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며 이들 은행외에도 추가 영장없이 언제든지 압수수색을 벌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검찰이 자금의 흐름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모든 시중은행을상대로 압수수색에 나설 것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전체 금융권과 재계에 엄청난 파문을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한편 검찰은 이날 오전 전청와대 경호실 경리과장 이태진씨(예비역중령)를소환,지난 93년 2월 신한은행 서소문지점에 4개의 차명계좌를 개설한 구체적인 경위와 입금액의 정확한 규모, 신한은행 외의 다른 은행에도 정치자금이입금된 사실이 있는지 등을 집중 조사했다.

검찰은 또 정확한 자금조성 경위 파악을 위해 노태우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하다고 판단, 조사시기 및 방법 등을 면밀히 검토중이다.검찰 관계자는 이와 관련,"통장·예금계좌에 대한 추적을 먼저 한 뒤 계좌추적결과 나타난 자금출처및 사용처를 토대로 노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를벌이게 될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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