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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전직 고위관리가 거금을 은행에 살짝 맡겨둔 것이 드러나 세상이 시끄럽다. 금액도 금액이려니와 그 관리의 직책이 돈과는 전혀 무관할 그런 직책이라 뭐가 잘못되어도 심히 잘못되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게다가 더 기가 막힐 일은 그 돈이 정치자금이 아니고 통치자금이라는 것이다. 그 정치는뭐고 통치는 또 뭔가.언젠가부터 애매모호한, 말도 안되는 말이 우리 사회에서 판을 친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이젠 기억조차 하기싫은 유신시대에는 '한국적 민주주의'가,또 어떤 때는 '구국의 결단'이니 '세계화'니 하는 뿌리도 없이 급조된 말이우리를 혼란케 했고, 그 말을 만들어 낸 수재들은 권세의 가도를 달리곤 했다. 심지어는 범법행위를 도색하는 말로 최근에는 통치행위란 말이 등장하더니만 이제 '통치자금'까지라니. 범법행위이면 범법행위이고, 정치자금이면정치자금이지 또 무슨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짓들인지.

마루에 놓인 물그릇은 꼬마가 뛰어가다가 잘못하여 쏟아버리면 "너는 눈도없느냐"며 야단이고, 어른이 그러면 "누가 물그릇을 아무데나 놓아두었느냐"며 호통치는격이다. 도대체 어른이면 '통치'이고 아이이면 '범법'인가. 그런억지부리기를 나라일하고 법을 세우라는 일에도 마구잡이로 해오다보니 말도새로 만들어야 하는가보다.

나라사이의 수준은 그나라의 엘리트그룹의 의식과 수준의 차이로 정하여진다 한다. 아직도 제정신이 아닌 많은 고관, 지도자들, 정말 말을 아끼며정직하게 자중할 때가 아닌가. 할수만 있다면 집단으로 목욕이라도 하고서말이다.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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