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량소비시대 근원적 문제 비판

대구시 자문대사인 이동진씨가 현실 비판적인 시들을 담고 있는 시집 '오늘 잠시 내 곁에 머무는 행복'(문학수첩 펴냄)을 출간했다.이씨의 시들은 일상의나날 속에서 대다수 사회구성원들이 경험하는 좌절과 배신, 분노등을 대변하고 있다. 정치적 저항이나 변혁 이념에 따른 선동적 구호가 아니라 대량 소비 사회로 진입한 한국 사회가 안고 있는 근원적문제들을 특유의 시적 어법으로 비판하고 있다. '도둑' 1.2, '다리' 1.2등은현실에 대한 절망을 드러내는 한편 풍자의 경지까지 나아간다. 그의 시는 요설과 직설의 언어로 세속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까발리고 질타하고 조롱하는듯 하지만 그 밑바탕에는 종교성이 깔려 있다. 타락한 현실에서의 종교의 의미를 묻고 있는 '리에쥬의 마돈나'등 이씨의 종교시들은 신의 찬미가 아니라신을 등진 인간들이 진정한 회개를 통해 신을 찾을 때 구원이 존재한다는 것을 설파하고 있다. 이씨는 최근의 우리 시로서는 드물게 서정성을 배제한 명료한 일상의 어법을 사용하고 있어 '계몽'의 역할을 자임하고 있는 것으로읽힌다. 이씨는 주일 대사관 총영사등을 지낸 외교관으로 '쌀의 문화'등 시집과 소설집, 다수의 번역서를 낸 바 있다.〈신도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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