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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 16세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가 단두대에서 처형되기 전날 밤동안 머리카락이 백발이 되어버렸다는 유명한 일화가 있다. 얼마나 죽음의 공포가 극심했으면 절세가인의 그 화려한 금발이 하룻밤새 백발이더란 말인가.▲27일 오전 TV에 등장한 노전대통령의 모습 또한 지난 며칠간의 고뇌를 연상하리만큼 참담한 것이었다. 혈색 좋던 그 얼굴은 어디로 가고 초췌해진 모습에 눈물까지 훔쳐내는 장면에는 많은 사람들이 연민과 분노가 얽힌 착잡한심경이었으리라. 만약 그가 좀더 일찍이 인간에게는 결코 돈으로도 바꿀수없는 명예, 지조, 의리같은 절대가치가 있음을 깨달았다면 이런 꼴은 피할수 있지 않았을까. ▲"어리석은 사람, 정치인의 정점에 오른 그위치에서 무엇이 아쉬워 그런 짓을 했단말인고"-하도 답답해서 '물태우'니 어쩌고 했지만 국가의 얼굴격인 전임 대통령이 만신창이 되는 모습이 마치 누워서 제얼굴에 침 뱉기 같아서 속상한 시민도 많았을 것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낌새가 심상찮다고 느끼면서도 "그래도 설마"했던 국민앞에 그는 "무릎 꿇고 용서를 빌겠다"고 했다. TV를 통한 사과가 국민을 납득시키든 않든간에 명예를생명으로 아는 사관학교 출신으로서 그는 이미 죽음이상의 수치를 겪은 것이다.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는 국민 정서야 정말 쓰라린 것이지만, 고통스런자기 반성의 과정이 축적될때 비로소 문민시대가 활짝 열린다는 생각이 들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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