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간데스크(김병호·중부지역본부장)-검찰이 나서야 한다

노태우 전대통령이 검찰에 출두하는 모습을 지켜본 국민들의 심정은 참담했다. 그리고 한결같이 진상이 밝혀지기를 바랐다."우리가 받은 배신감을 조금이라도 가라앉히기 위해서는 비리를 낱낱이 속시원하게 밝혀내는 길 뿐입니다" 추곡수매 현장에 나온 한 농민의 이야기다.구미공단 한 근로자는 "짜맞추기식 수사로 끝나는게 아닌가 걱정입니다. 그렇게 되면 한번더 국민을 우롱하고 절망에 빠뜨리는 일이 됩니다"고 못미더운 표정이다.

*밝혀야할 대형의혹

김대통령이 '노씨 행위는 비자금을 조성한 것이 아니라 부정축재'라고 규정짓고 성역없는 공명정대한 수사를 몇차례 강조해 왔지만 국민들이 검찰을보는 눈은 따갑다.

솔직히 국민들은 소위 '노씨 부정축재' 사건을 제대로 밝힐 수 있을지 의문을 품고있는 것이다. 그도 그럴것이 지난날 검찰의 대형의혹사건수사에서진상이 축소 또는 은폐된 경우가 많았던 것을 국민들은 기억하고 있기때문이다. 더더욱 동화은행·수서비리사건등 검찰의 수사가 명확치 못했던 일련의사건들이 이번 노씨 비자금조성 사건과 무관하지 않아 검찰의 수사의지를 의심케 하는 것이다.

현시점에서 검찰수사의지를 의심하게하는 문제점중의 하나가 수사인력 부족이다.

전담검사를 2명만 배치했다가 5명으로 늘리고 수사관도 대폭 보강했지만그 인력으로는 수사대상을 미뤄볼때 손부족이다. 노씨 비자금을 철저하게 파헤치려면 적어도 지금의 2배가량 수사인력을 보충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검찰이 어떤사건을 수사해놓고 미진한 부분이 있을때면 일손부족으로 돌려버리는 경우가 많다.

이번사건은 인력부족으로 인해수사에 미진한 부분이 있어서는 절대 안되는 성질의 사건이다.

*수사인력 더 늘려야

검찰관계자는 수사진행을 봐서수사인력을 보강해나갈 방침이라지만 이사건은 처음부터 전모를 펼쳐놓고 조목조목 가려내야한다.

노씨측이 검찰에 제출한 소명자료로 봐서는 진상을 밝히는데 별도움이 안된다.

사실 이번수사는 노전대통령 한사람에 관한 것이 아니다. 6공비리 전반에걸친 수사가 될수 밖에 없어 그대상은 엄청나다.

비자금을 챙긴 노씨와검은돈은 건넨 기업인. 비자금관련 친인척의 비리,6공측근들의 비자금관련비리, 스위스은행비밀계좌등 해외은닉자금, 고층빌딩·골프장 부지등 부동산투기의혹, 한보그룹등 비자금 관리기업과의 검은관계, 율곡사업등 국책사건관련이권, 그리고 비자금의 92년대통령 선거자금지원문제등 헤아리기 힘들다.

이같이 어마어마한 사건을 수사하는데전담검사가 5명이라면 수사의지를의심받기 충분하다.

특히 지난 92년대선때 김영삼후보의 선거자금마련에 큰몫을 한것으로 세상에 알려진 이원조씨등 비자금관련 문제의 인물들이 수도 없이 많아 그만큼수사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사건은 우리사회에 미치는 파장이 너무 크기때문에 수사는 엄정·신중하되 속전속결식이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도 충분한 수사인력이 지원되어야할것 같다.

*검은돈 차단 계기로

검찰은 이번수사가 정경유착의고리를 끊어 우리정치사에 한획을 긋는 일이기에 역사적 사명의식을 갖고 출발해야한다.

검찰의 존재가치는 정의를 수호하는데 있다고 한다. 다시 태어나는 심정으로 한점의 의혹도 남기지 말고 성역없는수사를 해줄것을 국민들은 바라고있다.

국민들은 '법은 만인앞에 평등하다'는 것을 꼭 보여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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