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이한 이력을 가진 작가인 박영한 박시원 최문희씨등 3명의 소설가가 죽음이나 인간의 구원등 묵직한 주제를 다룬 소설을 발표해 주목을 받고 있다.박영한씨가 쓴 장편소설 '키릴로프의 연인'(열림원 펴냄)은 삶과 죽음으로부터 자유롭고자 하는 인간의 자유의지와 죽음을 초월한 사랑을 날줄과 씨줄로 하고 있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악령'에 나오는 특이한 인물 '키릴로프'를차용한 영조는 베트남전 당시 눈앞에서 동료 병사가 난자당하는 것을 방관한후 죄책감을 벗어나지 못하고 그후 속죄행위에 몰두한다. 그러나 평생 상처를 벗어나지 못하며 결국 사후 세계에 대한 강한 의문에 사로잡혀 '악령'의키릴로프처럼 자살하고 만다. 박씨는 '우묵배미의 사랑'을 발표한 후 7년동안 침묵을 지켜왔다.박시원씨의 장편소설 '구도'(문학동네 펴냄)는 김성동의 '만다라' 계보를잇는 구도 소설로 한 인간이 정신적으로 참된 삶에 이르는 과정을 묘사하고있다.
신학교를 휴학한 채정율은 요양원 생활 중 조시형이란 인물에 대해 인간적매력을 느낀다.음담패설에 능한 조시형은 육체는 문드러져 가고 있었지만의외로 누구보다도 깨끗한 영혼의 소유자였다. 각종 종교에 정통한 그의 과거 고백을 통해 최정율은 인간의 참된 길을 깨닫게 되나 조시형은 죽음을 맞는다. 이 작품은 작중 인물 조시형을 연상시키듯 20년동안이나 결핵 치료를위해 각지를 전전하며 요양 생활을 한 작가의 체험이 그대로 녹아 있다. 박씨는 "한맺힌 나의 삶의 살풀이로 생각, 칠곡의 요양원에서 2년간 이 작품의완성에 매달렸다"며 "독자들 특히 젊은이들에게 감성.찰나.물질적인 삶보다정신적인 삶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고 소망을 밝혔다. 박씨는 지난 86년 매일신문 신춘문예에 소설 '허수아비'가 당선돼 문단에 데뷔했다.최문희씨의 소설집 '크리스탈 속의 도요새'(문학과 지성사 펴냄)는 고만고만한 부부와 부자와 모녀 사이등 인간 관계 속에서 비치는 의사소통의 진정성과 허구성을 예리하게 포착, 특이한 소설적 성취를 일궈내고 있다. 최씨는환갑을 넘긴 나이로 올해 국민일보 1억원 장편소설 공모에 '서로가 침묵할때'가 당선돼 화제가 된 바 있다 〈신도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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