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씨 부정축재사건은 사찰내의 노씨이름 가리기등 사회각분야에서 노씨 흔적지우기 파문을 몰고왔다. 우선 부끄러운 이름은 지워놓고보자는 마음임을 알수있다. 김영삼대통령이 민자당의 당명을 바꾸겠다고 한것도 그같은노씨흔적지우기의 한 맥락으로 이해할수 있다. 실추된 당이미지를 쇄신하고구시대의 정치적 병폐를 청산,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나기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우선 당명을 바꾸기로 했다는 민자당의 설명이 이를 충분히 말해준다.노태우씨가 3당합당의 한 주역으로서 당을 만들었고 당의 첫 총재로서 재임했던 민자당이 노씨의 오욕으로 얼룩지게된 사실 앞에 그 이름을 지우고싶은 심정을 십분 받아들일수 있다. 그러나 이름만을 바꾼다고 이미지가 새로워지는것은 아니다. 또 구시대의 병폐가 청산되는 것도 아니다. 얼룩진 여당이 깨끗해진다고도 말할수 없다. 이름을 바꾸는것이 내용을 바꾸는 계기가될때 이미지가 쇄신되고 병폐가 청산되는 것이다. 그렇지않고 이름만 바꾼다면 그것은 눈가림이고 속임수에 불과한 것이다.민자당의 당명이 당의내용을 바꾸는 개혁을 가져오려면 먼저 노씨사건의해법이 정당하고 투명해야 한다. 노씨사건이 구시대적 정치병폐의 대표적 상징인 만큼 노씨축재의 정치권 관련 부분을 정확하게 규명하고 부패와 구악의환부를 바르게 수술하고바르게 치료할때 여당을 포함한 기성정치권 전체가새롭게 태어날수 있다. 노씨의 부패오염범위가 기성정치권 전체에 퍼져있는상황에서 3금씨 진영간의 부도덕한 발빼기 정치공세를 전개하고 있는 여야의행태에선 개혁과 자정을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민자당이 개명을 계기로새롭게 태어나려면 먼저참회와 자정노력을 국민모두가 느낄수 있도록 보여줘야 할것이다. 특히 자정노력가운데 노씨의 정치자금과 관련, 정치권에 대한 성역없는 수사가 이뤄져 부패정치의 전모가 밝혀지고 그에따른 책임을 져야할 정치인이 있다면 마땅히 그 책임을 물어야 할것이다. 그런 다음 체제의문제, 제도의 문제, 조직의 문제를 고쳐나가는 것이 순서라 하겠다.민자당이 당명을 바꾸면서 당의 진로나 체제, 조직, 운영방법등을 어떻게고칠지 알수 없으나 그같은 순서가 중시되지 않는다면 구시대적 병폐가 청산되기 어려울 것이다. 뿐만 아니라 구시대병폐의 청산은 여당이 선도해야 하고 결국 야권까지 이 청산에 동참하는 대변혁이 이뤄질때 잘못된 정치는 사라질 것이다. 때문에 3당합당당시의 '구국적 차원'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의미의 구국적 차원의 결단이 여당에게 절실한 시점이라 하겠다. 여당이 깨끗하게 달라지면 야당도 더불어 깨끗하게 달라지고 그 과정에서 정치인의 구성과 품성이 달라지는 정치발전, 국가발전을 가져올 여당의 결단이 필요한 것이다.
여당은 개명이 껍질만의 수습책이 되지 않도록 깊은 성찰과 진정한 개혁의실천의지를 보여줘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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