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2년째 겨울가뭄

경북도내 겨울가뭄이 2년째 계속되고 있다. 도내 지난 11월의 평균강우량은 3·7㎜로 지난 30년간 평균강우량 44㎜의 8%에 그쳤다. 경북 동부지방인포항 경주지역은 더욱 극심하다. 강우량이 0·3㎜(포항) 1·1㎜(경주)로 거의 비가 내리지 않아 식수마저 위협을 받고있다.포항지역의 경우 주취수원인 영천댐의 저수율이 41·8%로 지난달부터 오천읍과 동해면에 각각 하루 16시간, 9시간씩 제한급수를 실시하고 있으며 고지대인 구룡포읍 일부지역에서는 아예 급수가 끊기거나 하루 1~2시간밖에 물을쓰지 못해 주민들이 괴로움을 겪고있다. 경주지역도 상수도 생산량의 60%를차지하는 덕동댐이 2년째 가뭄으로 저수율이 27·2%로 담수이래 최저치를 기록, 공급 가능한 물은 98일분밖에 남지 않았다.

탑동정수장도 형산강이 바닥을 드러내 이번 겨울에 비가 오지 않을 경우제한급수가 불가피하다. 이와함께 농사를 위한 농개조저수지 저수율도 포항(57곳)은 평균 38% 경주(37곳)는 19%이며 보문지는 6%로 대부분 바닥을 드러내 내년농사도 걱정이다. 경북동부지역외 도내 타지역도 이들지역보다 덜하지만 가뭄에 시달리기는 마찬가지다.

2년째 가뭄에 시달리면서 우리는 줄곧 하늘만 원망하고 살아왔다. 그러나이제는 가뭄이 자연재해로 언제든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이에 대비해야 하겠다. 가뭄은 세계 곳곳에서 계속되고 있다. 스페인 남부지방의 경우5년이상 게속된 금세기 최악의 가뭄으로 카브르강유역의 평균저수율이 9%에불과, 이지역 주민 80만명이 식수난에 허덕이며 2백만명이 직·간접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아프리카 사하라사막 이남 사헬지역은 60년대이후 만성적인 가뭄으로 농토가 사막화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중국북부와 남미 안데스산맥지역도 사막화가진전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지난1884년부터 1910년까지 극심한 가뭄이 있었으며 68년과 88년에도 가뭄이 심했다. 이번 가뭄도 자연현상으로 항상 우리에게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우리는 예측가능한 가뭄에 항상대비해야 하겠다. 과학적으로 기상이변의원인을 제대로 규명하지 못하고 적극적인 대책을 세우지 못하는 상황에서 절수와 새로운 수원을 개발하는 길밖에 없다. 장마나 가뭄이 닥치면 당국은 당시에만 호들갑을 떨다가 시일이 지나면 언제 이런일이 있었느냐는식이다. 이런 행정은 지양돼야겠다. 항상 대비하는 마음으로 절수에 대한 생활화를 정착하고 가뭄을 예상한 대비책을 강구해야한다. 이번가뭄이 멀지 않아 해결될지 장기화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다. 수자원에 대한 부족함과 변동성을깨달아 물의 소중함도 깨우쳐야겠다. 당국은 지난겨울의 가뭄에도 지하수개발등을 외치다가 올해도 이런일을 되풀이하는 단발식행정을 버리고 지속적인대책을 마련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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