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대학입시의 '잣대'

96대학입시 원서작성이 한창인 가운데 원서작성의 기준이 되는 잣대를 둘러싸고 신뢰도에 대한의문과 함께 그 효용론이 일고있다.

대구시내 일선고교 진학지도교사들이 대구 경북권 대학에 학과별로 일정비율 배치한 결과를 토대로 만들어진 잣대는 지난번 입시학원에서 발표한 것보다 대학과 학과에 따라 중상위권은 5~10점정도 높게 책정됐기 때문이다.

대학입시에서 공급자인 고교측으로서는 1명이라도 더 합격시키려는게 목적이고 반대로 대학으로서는 1명이라도 더 우수한 자원을 받아들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사실이다. 여기서 적당한 선의타협이 바로 이 '잣대'의 역할이다. 이는 전국의 수험생들을 수능성적순으로 한줄로 세운뒤 전국의 대학별 모집단위(학과 또는 학부등)를 지원도가 높은 순으로 세워 서로 맞춰 줄로 이어놓은것이다.

따지고보면 이는 교육시장에서 자유경쟁을 막는 일종의 담합행위이다. 수험생들의 성적과 대학을서로 묶어 일정수준이상의 학생을 특정대학으로 지원케 함으로써 일선고교의 합격률을 높이기 위한 편법이자 참고사항일 따름이다.

수험생들은 이 잣대를 참고로 자신의 성적등을 고려, 지원학과를 결정한다. 기관마다 발표하는 이런 잣대가 모두 같다면 대학입시 자체가 필요없어진다.

이런 현상이 교육현장에서 버젓이 횡행할 수밖에 없는것이 우리 교육의 현실이고 실체다. 전국의대학과 학과가 일부 입시학원과 또는 일부 진학지도교사들에 의해 그 서열이 매겨지고, 그래서어느대학 어느학과는 수능성적 몇점대의 수험생이 지원하고…그래도 자격지심(自激之心)이나 수치같은 것은 갖지않아도 되는것이 우리들 대학의 현실이다. 또 대학입학이 '공부'의 목표인 우리의 수험생들은 자신의 적성이나 소질보다는 성적과 합격가능선에 맞춰 대학을 지원하는것이다.현실적으로 필요악인 이런 잣대는 정부의 강력한 교육개혁정책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대학이 특성화로 경쟁력을 갖고 그래서 대학마다 각기 나름의 선발기준을 가지고 신입생을 뽑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李敬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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