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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진달래가 필때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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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작장인 돈보스꼬 예술대학 교비 근처엔 다부동 전적비가 서 있다. 유난히 이곳 다부동의 산들은 험준한 바위와 이름 모를 잡목들로 둘러싸여 묘한 적막감을 느끼게 한다.매년 이때 쯤이면 전적비 주변의 무성한 잡목사이로 분홍빛 진달래가 온산을 뒤덮어 이 붉어진산이 어쩌면 6.25때 숨져간 수많은 이름모를 젊은이들의 넋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6.25는 두말할 필요도 없이 우리민족의 비극이었고 어린 시절의 나의 눈에도 충격적인 순간들이었다. 그러나 통시적인 관점에서 6.25를 다시 돌이켜보면 그것은 결코 단순한 전쟁 만은 아니었다. 모든 역사상의 큰 궤적들이 그러하듯 전쟁의 발생요인도 복합적이었지만 전후의 상황역시 단순히 폐허의 도시나 죽어가고 부상당한 상처뿐인 풍경의 나열만은 아니었다. 전쟁이라는 대 사건은 우리사회의 질서를 완전히 치열했던 근대사의 순간들이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풍요로움을위한 진통의 과정이었던 것이다.

다부동의 험준한 바위산 위의 진달래는 그 아래 누운 이름 모를 젊은이들의 혼이 느껴져 숙연해진다. 어쩌면 그 화려한 분홍빛이 그들의 희생을 망각해 버린채 부유함을 누리는 현재의 우리들의 모습처럼 느껴진다.

진달래가 필 때면 우리를 위해 희생한 이름 모를 넋들에 비해 현재의 우리들의 노력은 과연 얼마만큼의 것이었는지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한 번쯤 생각해 보게 되는 것이다.

〈한국화가 장상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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