白源九증권감독원장의 수뢰혐의 전격 구속으로 1백47조원 규모로까지 성장한한국 증시는 지금까지 경험한 바 없는 엄청난 상처를 받게됐다.
증감원은 지난 77년 개원 이후 78년 과장.대리급 직원 3명이 기업공개와 관련된 뇌물 수수혐의로 형사처벌을 받은 후 지금까지 별다른 비리가 발견되지 않은채 증시총감독기관으로서의 막중한 역할을 수행해 왔다. 특히 원장은 물론고위급 임직원의 수뢰 사실이 적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그만큼 충격은심하다.
그러나 한때 복마전으로 일컬어지기도 했던 증권업계를 품에 안고 있는 증감원은 사실상 언제라도 대형 비리사건이 터질 수 있는 잠재적 위험을 내부에 지닌채 존재해 왔다.
증시는 소위 작전이라고 불리는 주가조작 행위가 일부 증권사직원과 펀드매니저들에 의해 심심치 않게 자행되고 기업의 대주주 등 기업 정보에 가까운 사람들에 의한 내부자 거래등 각종 불공정 행위가 지금도 사라지지 않고 있는 곳이다.
증감원은 증시의 이러한 불법 행위들을 감시하고 적발하는 1차적 책임을 담당하고 있으며 이러한 활동은 증시 전체의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를 전제로 한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하는 것이라 그만큼 증감원의 역할은 중요하다.
또한 증감원은 원장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증권관리위원회를 통해 기업들의 공개와 인수.합병을 승인하고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등을 통해 증시에서 자금을조달하는 일까지 총괄하고 있다.
기업들이 한해 증시에서 공개와 회사채발행 등을 통해 조달하는 자금은 30조원규모. 올들어 5월말까지도 그 금액은 14조3천7백억원에 달한다. 또 지난해 증시에 공개된 기업수는 36개에 이르고 있어 이를 통괄하는 증감원 업무의 중요성을 실감케한다.
검찰은 白원장이 기업공개, 법인합병, 주식불법거래조사 등 업무와 직접 관련해뇌물을 받았다고 밝히고 있다.
증감원측은 기업공개나 합병이 규정에 명시된 절차와 요건에 따라 승인 여부를결정받게 되므로 부정이 개입될 여지가 크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때문에 이번 검찰수사에서 뇌물 공여업체로 이름이 공개된 유양정보통신의 사례도 공개후 의례적인 감사를 표시하는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 아니겠느냐는 견해를 표시하고 있다. 즉 공개요건 등에 하자가 있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같은 업무와 관련해서도 공개의 물량조절, 시기조정, 주식의 공모가격및 기업합병시의 합병비율 결정 등과 관련해 관리.승인 기관의 영향력이 개재될 요소는 얼마든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처럼 증감원이 증시와 관련업계에 큰 영향력을 지닌다는 것은 최근 증감원에서 명예퇴직한 3명의 국장급 인사가 3개 증권사의 감사로 일제히 선임된 사례에서도 엿볼 수 있다. 이에 대해서는 증감원 관계자들도 대부분 白원장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고 말하고 있다.
한편 이번 사태는 신용매물의 압박등 시장내부에너지가 취약한 상태에서 조정국면을 거듭하던중 월드컵 공동개최로 겨우 반등의 가능성을 엿보인 증시에 다시 한번 찬물을 끼얹을 것이 확실하다.
이번 사태로 인해 일단 증시에 대한 사법기관의 수사와 감독원의 검사활동이강화될 것이 분명하고 증시 부조리가 다시금 부각됨으로써 일반 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더욱 위축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증권감독원은 평소 증시가 약세를 보이면 각종 조사와 검사도 자제할만큼 증시보호의 입장을 보여왔다. 증시의 건전한 육성과 활성화, 시장의 투명성을 통한투자자보호를 목표로 하고 있는 증감원의 비리로 인해 증시가 한때나마 위축된다면 이는 비극적인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감독기관의 부조리 척결을 통해 주식시장과 관련업계의 병폐를 도려내는 한국증시 대전환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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