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질병과의 전쟁-肝질환

"'술에 찌들면 60%%는 지방간'"

술 안 먹는 사람도 肝질환에 걸리더라술꾼들이 흔히 내세우는 항변이다. 물론 그렇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괜찮은 것은 아니다. 人道로 걸어가도 교통사고를 당할 수 있다고 해서 차도나 인도나 교통사고 당하는 것은 마찬가지라고할 수는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알코올은 肝에 아주 나쁜 영향을 주는, 그래서 갖가지 질환을 유발하는 중요한 요인 중의 하나다.특히 알코올중독이라고 할 정도로 술에 찌들게 되면 통계적으로 볼때, 肝이 정상적인 기능을 발휘하는 경우는 8%%에 불과하다. 나머지 60%%가 지방간, 19%%는 간경화, 13%%는 알코올성 간염등으로 肝이 성치 못하다.

그러면 어느정도면 알코올중독이라고 할 수 있을까. 간단하게 자가진단을 해보자. 다음 증상 들중 한두가지 항목에라도 해당되면 술을 절제하는 것이 肝을 위해서, 곧 자신의 건강과 가정의 행복을 위하여 좋다.

술을 먹고난 다음 날에 전날에 일어난 일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이른바 필름이 끊어지는)경우가 많다.

매일 퇴근시간이 가까워져오면 한잔하고 싶은 생각이 난다.

술을 마시지 않으면 활기가 없고 왠지 우울하다.

2주일에 2회이상 고주망태가 되도록 퍼마신다.

술을 끊어야 할텐데 하는 생각을 자주 한다.

알코올에 의한 肝질환에는 지방변성 지방간 지방간염 알코올성간염 간경화등이 있다.지방변성이란 방울같은 지방덩어리가 간세포에 끼는 것으로 원인을 제거하면, 즉 술을 마시지 않으면 1주일, 대개는 4~5일만에 정상세포로 회복된다. 이 단계에서 회복이 되지 않으면 간세포에기름이 끼는 지방간으로 발전한다.

지방간은 알코올중독에서 가장 흔하게 발견되는 肝질환이다. 肝에 지방이 끼어 정상 肝무게의5%%이상이 지방으로 대치되며, 이에따라 肝의 색깔이 황색으로 변하고 간이 커지는 것 이다.

肝 큰 남자 란 우스개도 있지만, 지방간을 그대로 두는 사람이야 말로 정말 간 큰 사람이다. 지방간이 곧 간의 기능을 소실시키는 것은 아니지만 알코올성 지방간의 경우, 통계에 따라 다르지만, 간경화를 수반하고 있는 경우가 최고 50%%까지 나타나므로 절대로 간단히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알코올성 지방간의 경우 간이 커져서 정상肝보다 30~50%%정도 더 무거워지는 것이 일반적이고 2배 이상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90%% 이상의 지방간 환자에게서 손으로 肝을 만질 수 있게 된다.

지방간 역시 원인을 제거하는 것, 즉 禁酒가 필수적인 치료법이다. 3~4주만 술을 마시지 않으면회복할 수 있으므로 참을만 할 것이다.

간경화로 일단 넘어가면 이제는 생존율을 이야기하는 단계가 된다. 간경화란 문자그대로 간이 단단해지는 것을 말한다 肝세포가 손상을 입거나 파괴되어 섬유조직으로 변하여 딱딱해지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피가 제대로 돌지 않게 되고 이에 따라 간세포가 재생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다른 장기에까지 이상을 초래하게 되는 것이다.

간경화는 합병증에 따라서 대상성과 비대상성으로 나눌 수 있다. 대상성이란 간이 상처는 입었지만 우리 몸이 그런대로 적응을 잘해서 합병증이 없는 경우이고, 비대상성은 그렇지 못해서 합병증이 동반되는 상태를 말한다.

알코올성 간경화에서 합병증이 없는 대상성인 경우 술을 끊고 잘 치료하면 5년이상 생존율은90%%에 달한다. 비대상성의 경우에는 60%%. 그러나 술을 계속 마실 경우에는 대상성 60%%, 비대상성 30%%로 뚝 떨어진다.

알코올성간염은 간염 중에서도 아주 위험한 부류에 속한다. 최악의 경우 1년 생존율이 50%밖에안될 수도 있다. 술을 먹고나서 심한 황달이 오고 간염 증세가 뚜렷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위험한알코올성간염일 가능성이 크다. 일단 이런 상태가 되면 술을 끊어도 간경화로 진행되기 쉽다. 술을 끊어야 할텐데… 라는 생각이 들면 술을 끊어야 한다. 그것은 肝이 참다 못해 침묵을 깨고당신에게 호소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李敏浩(한양대 의대 소화기내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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