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30년 이란 말들을 곧잘 한다. 박정희대통령이래 전두환 노태우대통령으로이어지는 30여년동안 그 정권을 창출한 대구경북지역은 엄청난 각종 특혜를 누렸다는 것을 빗댄 말이다. 사실 그럴까. 외지에서는 TK정권 30년동안 대구경북이 엄청나게 발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명예만 의식, 실속을 차리지 않는 경상도 기질탓인지 몰라도 이기간중 지역민들은 오히려 손해만 봤지 제 밥그릇도 못챙겼다는 피해의식에 젖어 있음도 숨길수 없는 사실이다.
6공말 노태우대통령은 대구를 위해 어려운 몇가지 결단을 내렸다.
자기 고향길 하나 남의 눈치를 봐 포장을 못할 정도로 소심한 노대통령이 임기가 다 되가는데 고향을 위해 뭔가 하나라도 해주어야 한다 는 출향 TK인사
와 고향사람들의 간절한 요구에 따라 삼성차 공장 허가를 통한 달성논공지구자동차벨트, 대구지하철 건설, 대구국제공항화 등의 용단을 내린 것이다.
당시 청와대에서 노대통령을 지근으로 모시고있던 한 인사는 대구경제가 5.6공 들어 더욱 피폐, 이대로 갈 경우 3대도시의 위상은 커녕, 인천 대전 울산 창원에도 뒤지는 8대도시가 될 수 밖에 없다 고 직언하고 지역개발 형평의 원칙을 보더라도 대구에 뭔가 돌파구를 마련해줘야 한다 고 줄곧 건의해왔으나 대통령은 타지역 눈치를 이래저래 보느라 제대로 실천에 옮기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노대통령의 임기말 선물도 그후 문민정부 들어 사실상 흐지부지돼있는 상태다.자동차 공장만 해도 알맹이인 승용차 부문은 부산으로 가져갔고 국제공항 승격도 전세기 몇편 띄우는 수준에 머물러있다. 위천공단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는 것은 물론이다.
정권을 30년 잡았다하지만 양보만 해왔지 실속을 차린 것이 없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지난 87년 대선 당시 민정당의 노태우후보는 본사기자와의 회견에서 대구발전문제와 관련, 다음과 같이 밝혔다.
대구.경북은 대통령을 배출했다는 정신적 자부심을 갖는 것만으로 충분하다.여기에 더해 대구.경북에 대한 대규모 국가예산의 지원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한 욕심이라고 본다
물론 대선을 앞두고 다른 지역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후보자로서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겠지만 문제는 이같은 대구지역에 대한 역(逆)차별 이 당시 청와대를 비롯한 TK실세들의 일반적인 마인드였을 뿐만 아니라 3공이나 5공당시
집권층들의 공통된 의식이었다는 점이다.
이처럼 권력기반 지역이기 때문에 다소의 손해는 감수해야 한다 는 어설픈 희생논리 는 대구경제가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번번이 무산시켜왔다.
지난 70년대에는 대구시가 부산이 직할시로 승격될 당시의 인구나 재정, 조세수입 규모를 훨씬 앞섰음에도 직할시 승격이 여러차례 좌절됐던 원인으로 작용했고 80년대 들어서는 섬유위주의 취약한 산업구조를 고부가가치 산업 위주로 개편하려는 시도가 무산된 것 등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특히 80년대말 산업구조조정의 실패는 정부가 정책적 배려 대상에서 대구지역을 제외해 온 지역차별 의 가장 참담한 결과로 평가할 수 있다.
도시 규모는 전국 3위, 1인당 부의 생산액은 전국 최하위 .
이것이 영남권의 경제, 사회, 문화의 중심도시인 대구의 서글픈 현실이다. 도시의 발전과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의 전제조건인 부는 창출하지 못한채소모만 하는 소비도시 로 전락해버린 것이다.
최근 통계청이 펴낸 94년 시도별 지역총생산 이란 자료에 따르면 94년 한햇동안 전국 15개 시.도의 총생산액(경상가격 기준, 국방부문 생산액 및 수입관세제외)은 3백5조9천7백35억원으로 지난 93년의 2백67조5천5백40억원보다 14.4%%가 증가했다.
시.도별로는 충남이 12조5천2백80억원으로 22.1%%가 증가, 전국 최고의 증가세를보였고 제주와 경남도 22.1%%와 20.8%%의 높은 증가세를 기록했다.
그러나 대구의 생산액 증가율은 13.3%%로 전국 평균을 밑돌았으며 생산액의 절대 규모도 11조7천8백30억원(전국 9위)으로 14조7천3백80억원(7위)을 생산한 인천에 크게 뒤졌다. 전국 3대 도시의 하나라는 대구시민의 자부심이 무색해지는대목이다.
지역내 총생산액을 지역총인구로 나눈 1인당 생산액으로 들어가면 대구경제의열악한 사정은 더 분명하게 드러난다.
94년 대구 인구가 전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1%%로 전남과 함께 전국 5위를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대구시민 1인당 생산액은 5백24만4천원으로 전국 최하위였다. 결국 대구는 인구만 많았지 부가가치 창출능력은 다른 시도에 크게 뒤떨어진다는 얘기다.
이에 비해 인구 비중은 4.8%%로 전국 6위인 인천은 1인당 생산액도 6백96만3천원으로 전국 6위를 유지, 인구 규모에 상응하는 부가가치 생산능력을 갖추고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대구가 인천에 추월당하고 있는 현실은 곳곳에서 확인된다.
최근 대구상공회의소의 집계에 따르면 지역별 사업체 수에서 대구는 92년을 기점으로 인천에 역전당해 94년말 현재 대구는 6천1백73개인데 비해 인천은 6천2백1개로 대구보다 28개가 많다.
생산효율을 나타내는 근로자 1인당 부가가치도 대구는 인천의 74.3%%, 광주의57.5%%, 대전의 60.2%% 수준에 그치고 있어 지역 제조업의 경쟁력이 크게 낮은실정이다.
또 생산활동의 기본적인 요소인 인구마저도 대구는 앞으로 2~3년내에 3대 도시의 자리를 내주게 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95년말 현재 대구시의 인구는 2백48만5천9백77명으로 인천(2백36만2천1백32명)보다 12만여명 차의 근소한 우위를 유지하고 있으나 90~95년의 대구와 인천의 인구증가율 격차를 감안할 때 오는 98년말 인천은 예상인구 3백1만8천3백4명으로 대구(예상인구 2백99만9천9백85명)를 추월할 것이란게 대구상의의 전망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대구의 산업 가운데 다른 지역보다 경쟁력이 높은 산업이별로 없다는 점이다. 이는 전면적인 산업구조조정 등 특단의 조치가 없는 한대구경제의 미래는 희망이 없음을 뜻한다.
최근 LG경제연구원이 통계청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바에 따르면 대구는 분석대상 12개 업종중 통신업과 금융 및 보험업 등 2개 산업에서만 다른 지역보다높은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는데 머물고 있다.
반면 6대 도시중 인천과 대전 광주 등은 5~6개의 산업에서 경쟁력을 보유, 대구와 좋은 대조를 보였다.
이처럼 대구경제가 사양길로 들어서게 된 원인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대구사람들이 자생력을 갖지 못하고 걸핏하면 모든 문제를 권력에 의존해 해결하겠다는 자세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되기도 한다. 장기적인 비전에 의한 개발계획보다 권력층에 줄을 대 단기적인 자금지원등에 급급해온 지도층인사들의의식도 문제다.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경제개발이 본격화된 지난 70년대 이후대구가 정부의 정책적 지원 대상에서 철처히 소외돼 왔다는 점이다. 이른바TK정권 30년 동안 집권자들은 다른 지역의 반발을 의식, 대구에 대한 정책적배려를 의식적으로 피해왔다. 집권자를 배출한 지역이란 사실이 지역발전의 이점이 아니라 오히려 걸림돌로 작용돼 온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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