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인 손진은씨 신작시집 출간

"눈먼 새를 다른 세상으로 풀어놓다"시인 손진은씨가 신작시집 눈먼 새를 다른 세상으로 풀어놓다 (문학동네 펴냄)를 출간했다.92년 발표한 첫 시집 두 힘이 숲을 설레게 한다 가 존재론이라는 관념적 정신세계에 무게중심을두었다면 이번 신작들은 일상과 사물들에 내재돼 있는 생명의 운율 또는 그 파동을 섬세하게 감지해내며 그 삶의 무늬들과의 소통을 노래한 점이 두드러진다. 이같은 시적 변모는 서정의 또 다른 결을 벗겨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시인의 내면세계와 지향성이 더욱 구체화돼 나타난다.이번 시들은 좀더 일상가까이 내려와 그 속내를 들여다 본 점에서 첫 시집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삶속에서 느끼고 실감하는 존재와 생명에 대한 부분들을 시로 표현했다는 시인은 살아 숨쉬는 것뿐아니라 사물까지도 각기 다른 모양과 언어로 전달되는 미세한 떨림을 찾아내고 있다. 시인은이웃의 삶과 일상에서 아픔을 포착하거나 생명의 미세한 기미들을 건져내 자아와 타자의 소통을꿈꾼다. 그 기미들은 때로 역동적인 힘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실체가 파악하기 힘든뭉클한 감각으로 의식에 파문을 일으킨다.

이번 시집에서도 그는 사람과 사물속에 내장된 형(形)과 감(感)의 본질적 실체를 일관되게 주목한다. 이같은 그의 서정은 요즘 시단의 일반적인 흐름에서 비켜나 90년대의 새로운 서정을 열어가는 하나의 방식으로 자리매김되고 있다. 87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손씨는 지난해매일신문 신춘문예에 평론이 당선, 평론활동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