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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주변이 온통 정리할 것 투성이라 전쟁을 치르는 기분이다. 건물보수공사로 학교 연구실은책과 서류등속, 집기, 잡동사니들이 뒤엉켜 쌓여 있다. 집은 집대로 명절 지난 음식물로 지저분한냉장고정리, 철 바뀌니 손질해야 할 옷가지와 침구로 비좁은 옷장정리가 급하다. 그뿐인가. 이사할 때 지쳐서 대강 창고에 쑤셔넣고, 시간 나면 추려 버리겠다고 뒤죽박죽 상자에 쳐박아두었던것들도 늘 신경에 걸린다.

일을 미룰수록 일도 마음도 무거워진다. 해서 이번 기회에 한번 제대로 정리하자고 마음먹고 달려들고 보니 점점 난감하고 우울해진다. 내 이 작은 한 몸이 살아가는데 어찌하여 이다지도 많은잡동사니가 필요하단 말인가. 아무 소용없는 것, 못쓰게 된 것만 추려내도 벌써 만만찮은 양인데꼭 필요한 것만 남긴다면 버리는 쓰레기의 양은 얼마나 엄청날까. 나는 쓰레기만 만들면서 쓰레기와 싸우면서 살고 있는 건 아닐까.

그렇다면 정말 내게 꼭 필요한 것, 없으면 안되는 건 무엇이고 얼마만큼이나 될까, 물건욕심이 별로 없고 꼭 소용닿는 것만 가지자는 생각으로 산다고 자처했건만 따져 보니 필요없는 것들을 너무 많이 지녔다. 생활의 편의를 위해 사들이고 모은 것들 때문에 오히려 비좁고 불편한 생활이되어버렸으니 누구를 탓하라. 매립장도 만원이고 소각장은 다이옥신이라는 독소를 뿜어낸다는데나의 쾌적한 공간과 정돈된 생활에 대한 갈증을 채우려고 이렇게 쓰레기를 버려도 될지 망설여진다. 차라리 구석에 쌓아두고 벌 받는 기분으로 단순하고 깨끗한 삶 을 화두로 명상이나 해야 할것 같다.

〈경북대교수.사회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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