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TV사라진 파출소

"고된 근무뒤 '작은위안'마저 없애다니…"

파출소에 TV가 사라졌다. 경찰청 윗분들이 치워 라고 한마디 던진 때문이다. 이유는 밤새 TV에정신팔려 근무를 태만히할까 걱정해서 다.

하지만 TV시청권 을 박탈당한 파출소 직원들의 불만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24시간마다 근무를교대하는데 TV를 보지 않으면 하루꼬박 세상 돌아가는 형편을 모른다는 거다.

저녁시간 동네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남들은 다 아는데 파출소만 까막눈이 될지도 몰라요TV가 치워진지 한달여. 밤을 꼬박 새운 직원들은 오전9시 근무교대후 집에 가자마자 TV부터 켜는게 가장 급한 일이 됐다. 자칫 다른사람을 만났다가는 세상물정 모르는 사람 이 되기 십상인때문. 그래서 조.석간신문은 차례를 기다리면서까지 꼼꼼히 읽는 버릇이 생겼다는 우스개가 직원들 사이에 나돈다.

그러나 더 큰 불만은 윗사람들의 틀에 박힌 불신 . 밤새도록 취객, 싸움꾼들에게 시달리는 파출소의 실상은 생각도 않고, 수시로 감찰을 돌다가 TV가 무슨 큰 범인인 것처럼 치워 한마디로일선 근무자들의 사기를 떨궈 버렸다는 것이다. 파출소의 한 직원은 경찰조직이 경찰관을 믿지못하는데 시민들이 뭘 믿어 주겠느냐 며 시거든 떫지나 말라고 푸념했다.

지금 경찰청장실과 서장방엔 뭘 볼게 그리도 많은지 케이블TV까지 연결된 대형화면이 비치돼 있고, 과장실이나 직원들 방에도 TV는 늘상 켜져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