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소설 옹고집전 의 옹진골 옹담촌 옹고집영감 이야기는 많은 시사점을 던져 준다. 고집불통에다 인색하고 놀부심보는 저리가란다. 아무도 그 못된 행실을 고쳐줄 엄두 조차 못낸다. 참다못해 월출봉 비치암의 한 도승이 징벌에 발벗고 나선다. 허수아비로 만든 가짜 옹고집으로 진짜 옹고집을 골탕먹여 결국 개과천선케 한다.
최규하 전대통령이 3차 소환 마저 불응, 법정증언이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역사적 진실규명을 학수고대했던 국민의 여망을 저버리는 처사다. 이를 지켜보면서 옹고집 영감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최전대통령의 증언거부는 소신인가 고집인가 ? 소신과 고집은 자기 주장과 의지를 굽히지 않는다는 의미에선 비슷하다. 그러나 소신이 옳은 사실, 그것도 남이 공감하는 바를 주장하는 긍정적 의미라면 고집은 옳고 그름에 관계없이 자기주장만을 꺾지않는 부정적인 의미이기에 분명히 다르다.
절대 다수의 국민들은 최전대통령의 법정증언을 염원했다. 역사적 진실 규명을 위해서는 당시 사건의 핵심에 있었던 최전대통령이 반드시 법정에서 직접 증언해야 한다는 당위성 때문이다.최전대통령의 증언거부는 단지 후임대통령에게 부담을 주고 헌정사에 나쁜 선례를 남길 수는 없다 는게 이유다. 고집면에서는 둘째가라면 서러워 할 이승만전대통령도 국민이 원한다면… 하고는 대통령직에서 물러나지 않았던가.
김구선생을 암살한 안두희가 끝내 진실을 밝히지 않은채 불행한 삶을 마감하자 국민의 분노와 실망은 또 얼마나 컸던가. 어떤 명분도 역사적 진실규명을 기대하는 국민여망을 덮을 수는 없다. 최전대통령의 소신 아닌 고집을 꺾을 수 있는 그래서 역사의 진실을 밝힐 수 있는 현대판 월출봉도승은 어디에 있는가.
〈대구MBC편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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