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연말 당정개편 보도 파문

"金대통령, 방송사에 직접전화 '불호령'"

청와대는 11일자 MBC 뉴스데스크의 연말 당정개편 보도 에 대해 매우 민감하게 반응, 이 문제를 둘러싸고 적잖은 파문이 예상되고 있다.

청와대는 12일 심각한 유감 을 표시하면서 이례적으로 방송사측에 정정보도를 공식요청하고 나서는가 하면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이 이득렬(李得洌)문화방송사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나에게 사과하려 하지말고 국민들에게 바로알리라고 호통을 친 것으로 알려졌다.

윤여준(尹汝雋)청와대대변인은 12일 논평을 통해 문화방송 뉴스에서 보도된 정부개편 관련기사는아주 무책임하고 무분별한 기사로 심각한 유감을 표명한다 며 문화방송측에 정식으로 정정보도를 요청했다 고 밝혔다. 이어 윤대변인은 김대통령이 아.태경제협력체(APEC)정상회의 참석과 동남아 순방준비에 몰두하고 있고, 정부는 당면한 안보와 경제현실 타개에 전심전력하고 있으며 국회가 새해 예산심의에 착수한 시기에 이런 터무니없는 정부개편 기사가 보도되는 것은 있을 수없는 일 이라고 장황하게 정정보도 요청의 배경을 설명했다.

윤대변인이 정부개편 관련기사라고 했지만, 실제 보도는 당정개편에 관한것이었다. 11일 보도된MBC뉴스의 요지는, 신한국당 이홍구대표가 대권 경선에 나서기 위해 대표직에서 물러나고 대권주자가 아닌 관리형 인물로 최형우의원이 새 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것이 민주계의 지배적 의견이라는 것. 그리고 정부쪽에서도 관리형 측근들이 포진해 청와대의 이원종정무수석이 비서실장으로옮겨 앉고, 안기부장에는 김기춘의원이나 김우석내무장관이 기용되는 관측이 유력하다는 것이었다.

직접 뉴스를 보지못한 김대통령은 12일 아침 김광일(金光一)비서실장으로부터 문화방송 보도내용에 관한 보고를 받고 국가를 혼란스럽게 하려는 보도 라며 격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로서는 최근들어 정가주변에서 당권-대권분리설 등이 무성하면서 대선주자 문제가 불거지는게 못마땅할 수 밖에 없다.

청와대가 이날 즉각 정정보도 요청이라는 수순을 동원, 거부반응을 보인 것은 이 문제에 대한 파문확산을 조기에 차단하려는 의도인 것같다.

그러나 김대통령이 방송사 사장에게 직접 불호령을 내린 모양새를 두고 벌써부터 말이 많다.MBC는 12일 저녁 뉴스데스크 두번째 보도를 통해 관련자들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킨데 대해 유감이라고 짤막하게 사과하면서 청와대측의 부인내용을 여과없이 전했다. 정작 이번 보도로 안팎으로 오해(?)를 받게된 이원종청와대정무수석은 당정개편 여부에 대해 답변하지 않았다는 멘트도빠뜨리지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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