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환경제도 이것이 문제다

예전에 서해안 간석지를 매립하면 국토가 넓어진다며 기뻐했던 적이 있었다. 정부도 무식했고 국민들도 어리석었던 때였다·경제적 가치로만 보아도 간석지를 함부로 매립하는 것은 무모한 짓이다.

갯벌은 1㎢당 하루에 2만1천7백t의 하수를 정화할수 있으며 간척지를 매립하여 얻는 쌀생산 이익보다 간석지 김생산으로 인한 이익이 1·5배에 달한다. 또한 간석지에서 생산되는 각종 해산물은이보다 훨씬 큰 이익을 가져다 준다.

생태계 유형별 1차 생산력을 보더라도 습지는 농경지보다 3배이상의 생산능력을 가지고 있어 지구상 생태계중 가장 높은 생산력을 보유하고 있다·또한 어류의 산란장이자 패류의 서식지이며물새및 야생동물의 먹이 공급지로 없어서는 안될 곳이다. 토사를 제거하고 산소를 생산하며 홍수조절에도 매우 큰 역할을 수행하는 곳이 습지이다.

이렇게 중요한 습지를 보전하기 위하여 71년 2월에 이란의 람사(Ramsar)에서 세계적으로 중요한습지상실과 침식을 억제하기 위해 협약을 맺었고 현재 미국,영국,독일등 G7을 포함 93개국이 가입되어 있다. 우리나라는 현재 이 람사협약에 가입할 준비를 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환경부에서도 습지보전법 제정을 추진중에 있다.

경제적 가치로 보아도 매립하는 것보다 훨씬 큰 이익을 안겨줄수 있고 돈으로 환산할수 없을 정도의 막대한 환경적 이익을 주는 이 습지에 대해 지금까지 정부나 국민들이 미처 깨닫지 못하고있었지만 최근에 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미국 플로리다주의 경우 이미 막대한 사업비를 들여 매립되어 사용되고 있는 습지를 원형대로 복원하기 위해 15억불을 투자하고 있다·이중 삼중의 경제적 손실이다·우리나라도 이러한 전철을밟지 않기위해서는 습지에 대한 무분별한 매립을 삼가해야 한다.

위에서 말한바와 같이 습지가 경제적 가치뿐만 아니라 환경적 가치가 매우 큼에도 불구하고 간석지나 내륙습지를 매립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이 국민들이나 정부 관련부처에 제대로 인식되어지지않고 있다·습지매립이 후세들에 의해 원망받는 시대가 곧 다가온다·이것은 장기적인 관점에서주장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당장 시급한 문제인 것이다.

김선조(환경부 자연정책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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